中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하방압력 심화에 '숨통'[종합]

정지우 2022. 8. 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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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영향을 주는 1년 만기 0.05% 인하
-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된 1년 만기는 0.15% 내려
중국 인민은행 본부 /사진=로이터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경기둔화 우려에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에 따른 미중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 우려에도 2·4분기 폭락한 경제성장률과 하방 압력 심화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8월 1년 만기 LPR이 기존 3.7%에서 0.05%p 낮은 3.65%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5년 만기 LPR은 기존 4.45%에서 4.3%로 0.15%p 내려갔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10개 지정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한 수치지만 중국에서는 모든 금융 기관이 이를 대출 영업 기준으로 삼아야 해 실질적으로 기준금리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광범위한 대출 상품에 영향을 주는 1년 만기 LPR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인하다. 장기 상품인 주택담보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5년 만기 LPR은 지난 5월 인하 후 3개월 만이다.

당초 중국이 LPR에 영향을 미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지난 15일 0.1%p 내리면서 LPR도 함께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하지만 일반대출 금리인 1년 만기보다는 중국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인식되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5년 만기에 우선 손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년 만기의 경우 전달 3.7%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또 인민은행은 이미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했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1년 만기 LPR을 추가 인하할 경우 신용대출 공급과 수요에서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은행의 대출 금리가 일부 정기예금 금리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차익거래를 실현하게 되면서 금리인하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인민은행이 일부 전문가들 전망치인 0.1%p보다 낮은 0.05%p라는 소폭 인하를 꺼내든 것은 경기에 숨통을 불어 넣겠다는 정부 의지의 시그널을 주면서도 이 같은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속내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담보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5년 만기 LPR은 일찌감치 인하가 예상됐다.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 위기는 소비부진과 함께 현시점의 중국 경제성장률을 가로막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지난 5월 5년 만기 LPR만 0.15%p 인하할 때도 부동산 시장 위축을 감안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하반기에 시작된 각종 부동산 규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이 더해지면서 하방 압력이 커지자 규제 완화로 선회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봉쇄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해 작년 8월 이후 신규 주택 판매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5년 만기 LPR를 낮추면 개인이 매달 갚아야 할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실물경제의 자금조달 비용 축소가 가능하며 개인과 기업의 현금 흐름 압력을 개선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여유가 생기면 소비 활성화도 기대 가능하다.

중국민생은행 원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개발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모두 2·4분기 실적이 저조했으며 전반적인 하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LPR 인하도 주택담보대출을 풀어주고 소비심리를 상승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년 만기 LPR이 3.7%이고 5년 만기가 4.45%로, 두 격차가 0.75%p라는 것도 5년 만기 인하 전망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5년 만기에 조정 여력이 남아 있었다는 의미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2014~2020년 통계를 근거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면 주민들의 주택구입 비용이 감소하고 주택 가격 상승 부양책과 맞물려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주민들의 주택 구매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201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지속적 하락 이후 주택판매면적의 전년대비 성장률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조정만으로 주택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보기엔 힘들다는 진단도 있다. △부동산 개발 업체 자본이 부족하고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는 완료되지 않은 점 △이로 인해 건물의 품질과 입주자 인도가 불확실한 점 △동일한 건물이라면 미래에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할 기대치가 있다는 점 △전염병으로 소득 증가가 둔화되면서 대출 상환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왕타오 UBS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방정부의 선지급 비율 추가 인하, 주택 구입 규제완화, 상업은행 또는 정책은행과 연계한 펀드 설립 등 부동산 정책이 더욱 완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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