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만도의 '환상투'..안우진 역투 지웠다

안승호 기자 2022. 8. 2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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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포 최정 ‘하트 세리머니’ SSG 최정(오른쪽)이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8회초 1사 후 솔로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며 전형도 코치와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타선 7이닝 무실점으로 봉쇄
폰트 공백 메우며 마운드에 ‘단비’
7월 SSG 합류 후 벌써 3승 ‘수확’
안, 제몫했지만…팀 5연패 수렁에

경기 전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선수는 키움 선발 안우진(23)이었다. 키움은 후반기 들어 LG에 2위를 내주고, 3위 자리마저 KT에 턱밑 추격을 받는 중이다. 안우진은 부진에 빠진 팀의 운명을 마치 양 어깨에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르는 듯 비장해 보였다. 안우진은 기대에 그런대로 부응했다.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낚아내며 6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안우진이 아니었다. 선발 맞대결을 벌인 SSG 좌완 외인투수 숀 모리만도(30·사진)가 경기의 진짜 영웅이었다. 모리만도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원정 키움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2안타 2볼넷 무실점의 환상적인 피칭을 했다. 모리만도는 KBO리그 5경기 만에 시즌 3승째를 거뒀다. SSG는 6-1로 완승하며 더욱 선명한 독주 흐름을 만들었다.

선발 운영에 잠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SG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호투였다. 우완 선발 이태양이 2군에서 조정기를 보내는 사이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가 지난 주중 문학 LG전 등판 뒤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상황. 모리만도는 에이스 못지않은 호투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았다. 투구수 106개에 최고구속 149㎞를 기록한 가운데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졌다.

모리만도는 지난해 후반기 막바지부터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러더스에서 뛰다가 지난 7월 SSG에서 퇴출된 이반 노바의 대체 외인선수로 KBO리그에 입단했다. 무엇보다 아시아 야구에 대한 학구열이 높은 선수로 진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SSG 관계자는 “질문이 많은 선수다. 전력분석 미팅에서부터 질문이 다양하고, 야구에 관해서는 직원을 가리지 않고 궁금한 것을 묻는다”고 말했다. 모리만도는 이날 키움 5번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3연속 삼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볼배합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리만도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지난 만남에서 상대가 어려웠던 푸이그에 대비해 준비를 많이 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3번 이정후를 두고는 “변화구를 잘 치는 선수다. 커브를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던지면서 빠른 공으로 승부했다”고 전략적 준비 과정을 일부 소개했다.

SSG는 2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의 2루타로 안우진을 압박했다. SSG는 3회와 4회 1점씩을 얻어내며 팽팽한 투수전에서 먼저 기세를 올렸다. SSG는 2-0이던 8회에는 바뀐 투수 문성현을 상대로 최정이 중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린 뒤 후안 라가레스와 박성한이 적시타를 때려 5-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수원에서는 KT가 5회 황재균, 7회 심우준이 터뜨린 3점 홈런 2방을 앞세워 KIA를 11-3으로 꺾었다. KT는 3위 키움을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대구에서는 NC가 삼성에 6-2로 승리했다. 시즌 첫 승에 도전한 삼성 선발 백정현은 0-2로 뒤지던 6회초 1사 후 노진혁의 머리를 맞혀 ‘헤드샷 퇴장’ 되면서 또 승리하지 못하고 시즌 12패째를 안았다.

두산과 LG가 맞붙은 잠실에서는 두산이 4-2로 승리했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한화에 8-1 대승을 거뒀다.

고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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