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주요 노사갈등, 원청·하청 이중구조에서 비롯"

이준우 기자 2022. 8. 2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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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연구원 보고서에서 진단

올해 상반기 발생한 주요 노사 갈등 대부분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2년 상반기 노사관계 - 주요 교섭 및 갈등의 전개와 함의 진단’ 보고서에서 택배노조와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 처우 관련 갈등 등을 예로 들며 “모두 이중구조화된 노동시장의 하층위를 차지하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란 노동시장이 원청과 하청업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임금과 안전성이 질적으로 다른 두 개의 시장으로 나뉘어 있고, 두 시장 간 일자리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원·하청으로 분단된 산업구조는 노동의 균열을 초래하고 있다”며 “협력적 노사관계와 파트너십의 형성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정부가 개입해 가까스로 합의에 이른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에 대해선 “정부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파국을 막은 것은 성과라고 볼 수 있으나, 근로 조건과 일자리 분배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수준까진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비슷한 갈등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출범 이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을 주요 개혁 과제로 꼽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자율적 대화와 협상을 통한 선진적 노사 관계를 추구하고, 노동시장 양극화와 이중구조 문제 역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말 꾸려진 전문가 논의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도 이중구조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하청 업체 현장 방문과 간담회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연구원은 향후 노정(勞政)·노사(勞使) 관계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는 전반적으로 노조와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노사 관계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긴장은 하반기 노사 관계가 ‘갈등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예견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 “국정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현 상황은 정책 추진 동력의 한계를 의미할 수 있어,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노조의 보다 강한 공세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국정 추진 동력과 갈등 조정 역량 발휘가 시급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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