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반도체 비중, 20년 새 '12배'
2000년 3.2%에서 2021년 39.7%로
기술 격차 축소 땐 큰 타격 불보듯
수출 다변화·기술혁신으로 막아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출 규모
중국 ‘제로 코로나’로 상대적 하락
2000년대 이후 중국으로 수출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산업은 반도체 부문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21일 내놓은 ‘산업별 대중국 수출의존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여년간 대중국 수출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산업은 반도체였다. 2000년 반도체산업의 대중 수출 비중은 3.2%였지만, 2021년에는 39.7%로 12배 넘게 커졌다. 이어 제어·계측이나 광학용 등 정밀기기(7.5%→42.5%), 디스플레이(2.0%→35.2%), 인쇄회로기판이나 콘덴서 등 세라믹(5.6%→32.3%), 통신기기(1.5%→27.9%) 순으로 대중 수출 비중 증가폭이 컸다.
지난 20여년 사이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대중 수출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국내 고부가가치 산업의 대중 의존도 증가는 거꾸로 말하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졌을 때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라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기술혁신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날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발표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49곳의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금액은 92조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조1928억원(7.2%) 증가했다. 반도체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액이 21조734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동안 투자액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 역시 반도체 쪽인 SK하이닉스로 지난해 상반기 7조4772억원보다 2조9367억원(39.3%) 늘렸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대중국 수출 규모도 크게 늘었다. 대중 수출액은 2000년 185억달러에서 지난해 1629억달러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 규모가 3.7배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매우 큰 폭의 증가세다. 대중 수입 규모도 같은 기간 128억달러에서 1386억달러로 커졌다. 다만 최근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 매출 규모는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매출 115조3655억원 가운데 중국 매출은 30조4620억원으로 26.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9.4% 대비 3.0%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37.9%에서 올해 30.9%로 7.0%포인트 떨어졌다.
보고서는 “원자재·중간재 등 분야에서 대중 수입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대중 수출은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고위기술 산업군은 대외리스크에 훨씬 민감하다”며 “우리의 높은 의존도를 중국이 무기화하지 못하도록 수출 다변화 등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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