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시작인데..서울시교육청 추경안 심사 미루는 시의회

남지원 기자 2022. 8. 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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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다툼에 8월 처리 불투명
폭우 피해 시설 복구·방역 등
학교들 예산 집행 못해 '비상'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의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를 기약 없이 지연시키면서 2학기를 맞은 학교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수도권 폭우에 따른 학교 시설물 복구와 코로나19 방역 비용 등 추경에 포함된 예산을 집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1일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교섭단체는 22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시교육청이 제출한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예결특위가 소집되지 않으면서 추경안 처리는 사실상 무산됐다. 22~25일 을지훈련이 예정돼 있어 8월 내 처리도 불투명하다. 시의회에서는 다음달 2일 본회의나 늦으면 16일 본회의까지도 추경안 처리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5일 3조7337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시의회 전체 112석 중 76석을 차지한 국민의힘은 전체 추경예산 중 70%가 넘는 2조7191억원을 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예산 통과를 보류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국민의힘이 학생들을 볼모로 조희연 길들이기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2일 시의회 본관 앞에서 교육청 추경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추경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2학기 개학을 맞은 상당수 서울시내 학교들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특히 최근 수도권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6일 기준 서울시내 학교·교육시설 중 폭우로 시설 피해를 입은 곳은 모두 78곳이다. 시교육청은 일단 학교 운영비 등을 사용해 탄력적으로 예산을 운영하면 나중에 예비비를 교부하겠다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일부 학교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2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방역인력 공백’을 맞게 됐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정혜영 서울교사노조 대변인은 “예산이 내려오지 않아 학교 방역인력과 보건지원강사를 채용하지 못한 상태”라며 “25일 개학인데 개학 날부터 당장 방역인력 공백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고물가로 오른 식재료비를 대기 위한 식품비 증액분 중 절반인 49억원도 시교육청 추경에 편성돼 있어 학교 급식 차질도 우려된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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