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우뚝 선 중세 수도원..여행고수는 이미 부킹 끝냈다

신익수 2022. 8. 2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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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소문없이 오픈한 '아난티 앳 강남'
16개층 118개 객실 복층 구조
붉은 벽돌 외관에 회전식 계단
고대 건축물 연상되는 피트니스
레스토랑·라운지도 중세풍으로
발칙한 특급호텔 하나가 서울 강남을 뒤흔들고 있다. 이 호텔, 모든 게 '역발상'이다. 브랜드? 안 보인다. 그저, 붉은 벽돌로 외관을 감싼, 매머드급 대형 건물이 눈에 띌 뿐이다. 홍보? 안 한다. 그 흔한 오픈 기사도 없다. 인플루언서, 유튜버 초청도 없다. 방 개수는 정확히 118실. 심지어 모든 방이 복층이다. 여행 고수들 사이에선 콧대 높기로 소문이 난, 경이로운 호텔, 그곳을 찾았다. 어떻게? 수소문해서 기어이.
◆ 말이 되니? 로고가 없는 호텔
간판이 없는 외부 전경.
콧대, 하늘을 찌르는 이 호텔, 사실 브랜드는 있다. 오픈일도 있다. 그저 베일에 가려 있을 뿐이다. 하나씩 그 비밀의 문을 열어드린다. 강남권을 휩쓴 이 호텔의 오픈일은 지난 6월 24일. 장소는 논현동이다. 강남의 날고 기는 해외 브랜드 호텔까지 올킬 시켜버린, 발칙한 브랜드는 심지어 토종이다. 이름하여 '아난티 앳 강남'. 부산 기장과 가평의 '펜트하우스'로 유명한 그 아난티의 첫 브랜드 호텔이다. 그런데 놀랍다. 아난티가 정반대 전략으로 틀어버렸다. 첫 브랜드 호텔인데, '홍보 제로·마케팅 제로'라는 카드를 꺼내든 거다.
쁘아쏭 레스토랑.
현장에서 본 아난티 앳 강남은 정말이지 놀랄 '노'자. 브랜드가 없다, 아니, 보이질 않는다. 그 흔한 프런트 뒷벽에도 '아난티'의 A자도 찾아볼 수 없다. 기자가 가장 놀란 건 동선이다. 럭셔리 호텔답게 모든 차량은 발레파킹. 그런데 발레파킹을 맡긴 뒤 차에서 내리면 불과 20m 거리에 프런트가 있다. 아난티 앳 강남의 연면적은 약 1만6770㎡(약 5072평)다. 총 16개 층, 118개 객실인데, 압권은 전 객실이 복층 구조라는 것. 서울 강남 한복판에 중세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도입한 것도 경이롭다. 전체 호텔의 공간 배치와 디자인은 도심 속 수도원을 모티브로 한 것. 회전식 계단과 붉은 벽돌을 쌓아 만든 벽면, 하늘 끝까지 이어지는 천장 구조는 영락없이 중세, 프라이빗한 수도원의 분위기다. 여기에 방점을 찍는 건 부대시설. 유럽의 고대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 '에이 스피릿 오브 저니 클럽'(피트니스 클럽, 야외·실내 수영장), 해산물 코스 요리 레스토랑 '쁘아쏭', 이국적인 라운지 '살롱 드 모비딕' 등이 들어서 고풍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 바다 위 요트, 객실(캐빈)이 되다

말도 안 된다. 아난티 앳 강남에선 룸을 '캐빈(Cabin)'이라고 부른다. 이유가 기가 막힌다. 극강의 프라이빗함, 그 대명사가 요트. 그래서 아예 요트 콘셉트로 방을 디자인한 거다. 처음 방문한 방은 304호. 아, 문부터 압권이다. 짙은 쥐색의 거대한 철문. 마치 중세 수도원의 대문을 연상케 한다. 높이만 2.4m니 말 다했다. 몸집(?)과 달리 너무도 가볍게 열리는 문. 마침내 세일링 요트의 캐빈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현관문을 따라 양쪽에 늘어선 화장실. 그리고 이어지는 거실. 우측으론 6인 이상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ㄱ'자형 가죽 소파가, 왼쪽으론 정말이지 요트 안에서 봄 직한 바(bar)가 둥지를 틀고 있다. 그리고 한눈에 박히는 초대형 통창. 웬만한 아파트 2층 높이의 대형 통창 밖으로는 나무가 우거진 테라스가 거대하게 펼쳐져 있다. 빌딩 숲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간이 숲의 느낌이라니. 복층 위쪽은 침실이다.

가장 인상적인 건, 곡선형 모서리. 뾰족함이 없이 둥그니, 시선에도 불편함이 없다.

현장을 안내한 손영희 아난티 이사는 "118개 전 객실이 복층 구조로 짜여 있다. 테라스를 갖춘 독창적인 공간을 꾸민 게 매력"이라며 "객실은 총 6가지 타입이다. 객실 규모는 65.4㎡(약 19평) 정도고, 확장형은 114㎡(약 34평)에 달한다. 좁게 느껴지는 도심 속 일반 특급호텔과는 차원이다르다"고 귀띔했다.

◆ 여행하는 피트니스…'에이 스피릿 오브 저니 클럽'
아난티 앳 강남 실내수영장.
아난티 앳 강남의 시그니처는 피트니스 클럽이다. 호텔까지 가서 운동을 하냐고? 천만에. 이곳에선 무조건 거쳐야 할 필수 코스다. 이름하여 '에이 스피릿 오브 저니 클럽'. 이름처럼 운동을 여행같이 설레며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치 한적한 나만의 별장에서 운동하는 듯한 피트니스 클럽과 야외·실내 수영장은 프라이빗하면서도 여유로운 공간을 제안한다.

사실, 이 피트니스 회원권 가격을 알면 왜 이곳이 머스트 시 핫플레이스인지 짐작이 간다. 이곳 회원권은 개인 4억원, 2인 6억원의 초고가. 이 피트니스 클럽과 함께 전국 아난티 펜트하우스의 회원 혜택까지 누릴 수 있으니, 무조건 찍고 가야 한다. 피트니스 클럽만큼 럭셔리한 게 수영장이다. 붉은 벽돌을 아치형으로 올린 강렬하고 클래식한 건축물 아래 푸른 빛이 도는 풀이 버티고 있다.

◆ '전기카트'를 타고 즐기는 '강남' 여행

솔직히, 강남 갔다, 그냥 호텔 안에서만 방콕하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이를 아난티가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준비한 게 카트 서비스와 링크 서비스. 호텔에서 3㎞ 이내에 있는 원하는 곳을 전기차가 무료로 찍어주는 서비스다. 호텔 안으로 끌어들일 생각만 하는 일반 호텔과는 정반대인, 또 하나의 역발상 전략이다. 아난티 앳 강남에서 반경 3㎞ 이내면 압구정, 청담동, 신사동을 품을 수 있다.

이용 방법도 쉽다. 체크인 후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아난티 앱을 통해 예약하면 끝. 맞춰 내려가면 전기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 호텔, 시설만 발칙한 줄 알았더니, 생각까지 발칙하다.

아난티 앳 강남 예약법 예약 방법도 발칙하다. 콧대, 그 자체다. 아난티 앳 강남은 아난티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예약을 받는다. 온라인 여행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예약을 오픈하고 있는 요즘 트렌드를 생각하면 이 또한 역발상 행보다. 객실 요금은 8월 넷째 주 주중 기준(시그니처 타입) 67만원부터.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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