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철회 이끈 카카오, 파업 불사 네이버.. IT업계 노조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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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노동조합 불모지'로 불렸던 IT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임금이나 근무환경 개선 요구에서 한발 나아가, 물의를 빚은 경영진을 교체를 이뤄내고 사업 매각 철회까지 이끌어내는 등 노조의 존재감과 활동폭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카카오 노조는 모빌리티 사업 매각 철회 이후에도 구성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정당하게 평가받으며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근무·노동환경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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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노동조합 불모지'로 불렸던 IT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임금이나 근무환경 개선 요구에서 한발 나아가, 물의를 빚은 경영진을 교체를 이뤄내고 사업 매각 철회까지 이끌어내는 등 노조의 존재감과 활동폭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모빌리티 사업의 매각 방침을 철회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구성 변경을 검토해 왔으나 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이를 실행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매각 철회 결정에는 카카오 노조를 중심으로 한 임직원들의 강한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카카오의 모빌리티 사업 매각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대리운전 단체 등과 함께 일제히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은 회사의 매각 추진을 반대하며 카카오 계열사 최초로 과반 노조를 결성했고 서명운동과 피켓시위를 포함한 투쟁에 돌입했다. 카카오 노조는 모빌리티 사업 매각 철회 이후에도 구성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정당하게 평가받으며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근무·노동환경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카카오 노조가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카오 노조는 올 초 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의 자진 사퇴에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지난해 말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회사 주식을 대량 매각해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페이는 논란이 거세지자 전사 간담회를 열고 직원들에게 해명·사과 의사를 표명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노조는 류 대표의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고 결국 자진 사퇴를 이끌어냈다.
전국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계열사의 임금·복지 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본사뿐 아니라 NTS(엔테크서비스)·NIT(엔아이티서비스)·컴파트너스·그린웹서비스·인컴스 등 5개 계열사의 소속 노동자들까지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 이들은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네이버 본사는 독립 법인인 계열사 문제에 개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충돌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최근 제2사옥 '1784'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지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추후 단체행동 수위를 높여간다는 구상으로 만일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경우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네이버 서비스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은 지난달 26일 쟁의행위 관련 기자회견에서 "5개 계열사는 네이버가 주요 결정 권한과 함께 계열회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도 가지고 있다"며 "네이버의 지분구조와 영업 관계 종속성을 고려했을 때 해당 법인들의 임금·복지 개선을 위해서는 네이버의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개 계열사는 장애 관제, 고객응대(CS), 서비스 출시 전 품질 테스트(QA) 등 네이버의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들 계열사가 업무를 중단하게 되면 네이버는 고객과의 접점이 사라지고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물론 고객들에게도 불편함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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