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처럼 또박또박 '배당주 펀드' 뜬다

증시 부진에 직접투자 부담커져
장기적 수익원 배당주 선호도 ↑
올들어 유입된 자금만 5142억원

증시가 추세적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익률을 방어하는 배당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월 배당 상장지수상품(ETP)이 시장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다.

■배당주펀드 올해만 5200억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266개 배당주펀드에는 올해 들어 5142억원이 새로 설정됐다.

개별 상품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H(주식)'이 1400억원 유입으로 선두였다. '베어링고배당플러스'(808억원), '베어링고배당'(396억원),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UH'(170억원), '신영밸류고배당'(16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변동성 장세에서 하방 압력도 견뎌냈다. 올해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8.74%다. 각각 16.08%, 17.00%의 손실을 낸 코스피지수와 국내주식형 펀드를 앞섰다. 특히 '한화분기배당형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은 27% 넘는 수익을 냈다.

주가가 맥을 못 추면서 이를 방어할 배당주에 대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개별 배당주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간접상품을 택한 영향도 있다.

서학개미도 배당주를 향한 관심을 내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5위(2334만달러)에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티커 JEPI)'가 올랐다. 대표적 배당상품으로 2020년 5월 출시 이후 매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12월결산 상장사들 배당 기준일이 다가오면 관련 상품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배당성향을 높이고, 분기·반기마다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상장사들이 늘면서 배당이 장기적 수익원으로 인식되는 점도 배당주 선호를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월 배당 ETP 증시 입성

국내에서도 월 배당 ETP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ETF도 성과를 못 내면서 주식 배당금에 해당하는 '분배금'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배당지급률이 높은 종목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지수나 리츠(REITs)에 투자한다.

신한자산운용이 올해 6월 국내 최초로 월 배당 ETF인 'SOL 미국S&P500'을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일 'TIGER 미국다우존스30' 'TIGER 미국MSCI리츠' 'TIGER 200커버드콜5%OTM' 'TIGER 200커버드콜ATM' 등 4개 ETF 분배금을 매월 마지막 영업일에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엔 1·4·7·10월 등 분기 초에 분배금을 줬다.

월 배당 ETN도 나왔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지난달 '삼성 KRX 리츠 TOP10 월배당'과 'KB 레버리지 KRX 리츠 TOP10'을 내놨다. 12월 결산법인 배당에 집중해 분배금을 지급하는 국내 주식형과 달리, 리츠 배당 특성을 고려해 ETN 중 처음 '월 단위' 방식을 택했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대비 수익률을 보면 고배당저변동 ETF 성과가 가장 두드러졌다"며 "올해 3·4분기 실적시즌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추가 확대될 여지가 있는 만큼 안정적 초과수익률을 추구하는 고배당·저변동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