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미디어 문화' 역사

박영서 2022. 8. 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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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미디어학자인 베르너 파울슈티히는 미디어의 문화적 핵심 의미를 다섯 권으로 서술했다.

그러나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미디어가 사회 속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가?" "어떤 미디어가 사회공동체 유지를 위한 당면한 과제를 가장 잘 해결하는가?" 등이다.

이때 인간 미디어는 사회를 조화롭게 조종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민중에게 행동 방향을 제시하며, 불안한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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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식으로서 미디어 : 인류의 시작부터 고대까지 베르너 파울슈티히 지음 / 김성재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독일의 미디어학자인 베르너 파울슈티히는 미디어의 문화적 핵심 의미를 다섯 권으로 서술했다. 이 책은 그 중 첫 번째다. 인류의 초기, 기원전 4만년부터 기원후 8세기까지 미디어 발달과정을 다루고 있다. 지리적 범위는 유럽 문화권을 뛰어넘어 4대 문명 발상지인 수메르, 이집트, 인더스, 황허(黃河) 문명을 포함한다. 나아가 북·중·남미와 동북아시아(한국, 일본) 고대문명에까지 이른다.

책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 약 20개 미디어를 다룬다. 첫째는 여성·히에로스 가모스·제물 의식·축제·춤·사제·샤먼·마술사·예언자·아오이데·음유시인·연극배우·교사·편지·드루이드 사제로 대표되는 '인간 미디어'다. 둘째는 토큰·셈 나무·피라미드·오벨리스크·부조·조각·석비와 같은 '조형 미디어'다. 셋째는 동굴벽·파피루스 두루마리·판·오스트라콘·제본·책으로 등장하는 '기록 미디어'다.

'인간 미디어'는 인간과 번식·화해·속죄·황홀경 등을 주관하는 각종 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매개했다. '조형 미디어'는 고대의 고도문화 사회에서 이승과 저승 간 교량을 놓는 기능을 수행했다. '기록 미디어'는 중세까지 상징권력 형성과 사회지배 수단으로 작용했다. 이 세 가지 미디어는 공통적으로 사회 조종, 인간 행위의 방향 제시, 사회 질서의 안정화 기능 등을 담당했다.

지금까지 미디어는 일반적으로 인간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 또는 상징체계로서 코드가 작동하는 구조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미디어가 사회 속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가?" "어떤 미디어가 사회공동체 유지를 위한 당면한 과제를 가장 잘 해결하는가?" 등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미디어의 기능과 분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류 초창기에 인간 미디어인 '여성'이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을 포함한 생물의 번식을 주관하는 여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또 여러 신들과 교감하는 사제의 기능은 제식과 제물 의식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이때 인간 미디어는 사회를 조화롭게 조종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민중에게 행동 방향을 제시하며, 불안한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다.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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