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홍보수석 내정..분당경찰서 "선거법위반 조사 일정 조율 중"

조현호 기자 2022. 8. 21. 18: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산허위신고 고발로 현재 피의자(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 수사중
윤 대통령 홍보수석 교체 민주 "가짜 경기맘 김 전 의원 임명, 더 측근을 앉혀"
이관섭 정책기획수석,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도 임명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대통령 홍보수석에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인수위 대변인, 경기도지사 후보)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인사 가운데 최영범 홍보수석이 대외협력 특보로 자리를 옮기면서 교체됐고, 안보실 2차장이 새로 기용되는 등 자리 이동이 소폭이다.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돼 대통령실을 슬림화하겠다던 공약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김은혜 홍보수석 내정자의 경우 6·1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재산을 허위 신고한 이유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을 받았고,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돼 현재 경찰에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이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1일 오후 김 수석 내정자의 조사 일정과 방식 등을 두고 현재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이 사건을 송치해 검찰이 김 내정자를 기소할 경우 수석 업무를 하면서 재판까지 동시에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홍보수석에 김 전 의원을 내정했다. 김 수석 내정자는 1971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MBC 기자로 입사해 앵커를 한 뒤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외신대변인과 제2대변인을 하는 등 MB계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KT 이사를 했다가 지난해 21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당선자 대변인을 하다 경기도 지사 후보로 출마했으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패했다.

김 수석의 내정 이유를 두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화방송, MBN 메인 앵커도 하셨고, (MB 때) 청와대 대변인도 역임해서 홍보 및 언론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며 “선대위 공보단장, 당선인 대변인을 맡으시면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서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 과제 운영에 있어서 국민과 언론에 제대로 된 정부를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 내정자는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바람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잘 전하는 가교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며 “정부에 대한 언론인 여러분들의 평가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은 언제든 꾸짖어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수석 내정자는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재산을 선관위에 허위 신고(신고 누락)한 사실이 밝혀져 민주당을 비롯해 여러 시민들의 고발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월30일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자의 재산 신고 가운데 16억1700만원을 누락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결정사항'에서 “김은혜 후보자의 재산 신고 내역 중 '건물-배우자-빌딩'에 대한 가액은 14억9408만8000원을 과소 신고하여 사실에 부합하지 아니하다”며 “재신신고 항목 중 배우자의 빌딩 가액을 173억6194만3000원으로 기재해야 하나 158억6785만5000원으로 기재해 건물가액 14억9408만8000원을 과소 신고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관위는 김 후보자가 지난 5월23일 선거방송토론회에서 배우자의 건물에 대한 공유 지분을 '4분의 1이 아니라 8분의 1입니다'라고 발언한 것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정했다.

▲김은혜 대통령 비서실 신임 홍보수석 내정자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비서실장의 브리핑에 참석하러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홍보수석으로 내정 되자마자 경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시아경제는 21일 오후 기사에서 “경찰이 6·1 지방선거 당시 재산 축소 의혹이 불거진 김은혜 대통령실 신임 홍보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이달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며 “경기 분당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김 수석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소환 통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현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 분당경찰서는 소환 조사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면서 조사 일시와 방식 등을 놓고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함근철 경기 분당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은 2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번주 소환 계획은 아니다”라며 “이달 중에 하는 것도 아니고 현재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함 팀장은 “현재 수사 중에 있고, 출석과 관련해 조율 중에 있다”며고 말했다.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한다 방침'이라는 보도 내용은 맞느냐는 질의에 함 팀장은 “맞는다”고 답했다.

그러면 '김 수석 내정자를 출석시켜 조사하기는 하는 것이냐, 아니면 방문조사하거나 서면조사할 수도 있는 것이냐'고 묻자 함 팀장은 “조율 중이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눈치보기, 봐주기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그는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사를 두고 야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인사 참사를 부정하고 국민의 인적 쇄신 요구를 거부한 마이웨이 선언”이라며 “민심이 아닌 윤심 인사, 국민 소통을 외치더니 불통 인사로 국민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수석 인선을 두고 오 원내대변인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가짜 경기맘' 김은혜 전 의원을 홍보수석으로 내세웠다”며 “사적 인연을 처내라니 더 측근을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당면한 위기를 홍보 부족에서 찾는 것인가”라며 “역시나 '국정 난맥', '인사 실패'라는 국민 지적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인사 검증 기준을 놓고도 “인사 책임자인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시원 공직기강 비서관, 윤재순 총무 비서관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며 “'국민 만을 보고 가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무색한 국민 기만극”이라고 혹평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질의 응답에서 '현재 여러 혼선이나 지지율 문제 같은 것들이 홍보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닌데 원인 진단이 잘못된 게 아니냐는 지적에 어떤 입장이냐'는 기자 질의에 “지금 국정 지지율을 연관시키는 것은 좀 그렇고, 대통령이 경축사와 취임 100일 회견에서도 말씀하셨듯이 국정 쇄신, 비서실 쇄신은 앞으로 5년 간 계속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지금 임기 5% 지났다”며 “이번 인사가 무슨 문책성 인사나 그런 건 아니다. 조금 더 생산성을 높이고, 우리 비서실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계속 바꿔 나가는 과정이라고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김대기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이 김은혜 홍보수석 외에도 대통령 비서실 정책기획수석에 이관섭(1961년 경북 경주 출생)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출신(행정고시 27회)이다. 또 국가안보실 제2차장에는 임종득(1964년 경북 영주 출생) 예비역 육군소장(㈜한컴델라딘 고문)이 내정됐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