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전쟁, 영원한 1등은 없다 [글로벌 리포트]

윤재준 2022. 8.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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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급성장한 OTT산업
美가정 절반이 서비스 4개이상 구독
연체료 없애며 돌풍 일으킨 넷플릭스
가입자 잇따라 빠져나가는 사이
디즈니+ 2억2100만명 모으며 앞서
인플레속 구독료 인상 딜레마
英서 2분기에만 166만명이 구독 중단
후발주자들 늘며 경쟁은 더욱 치열
"3~4곳 빼고는 인수되거나 폐업"
넷플릭스, 최종생존 힘들다는 전망도
지난해 넷플릭스 창사 이래 전세계 구독자들이 가장 많이 본 '오징어게임' 연합뉴스
쫓기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전쟁, 영원한 1등은 없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을 놓고 주요 글로벌 업체들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트리밍은 2년 전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택근무가 늘고 극장들이 영업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는 동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크게 성장했다.

올해 초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의 설문조사에서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콘텐츠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으며 미국 구독자들의 주간 스트리밍 시청 시간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가정의 경우 46%가 4개 이상, 영국은 65%가 2개 이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흔들리는 넷플릭스, 부상하는 디즈니

최근 스트리밍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독보적이었던 넷플릭스가 후발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연체료를 없애면서 미국의 DVD 대여시장을 없앤 주범으로 평가받는 넷플릭스는 2007년부터 스트리밍을 시작해 가장 큰 경쟁자는 수면과 소셜미디어 '틱톡'이라고 자평할 정도로 그동안 시장에서 독보적이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만 해도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세계에서 가장 검색이 많은 프로그램 상위 10개 중 6개를 차지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어왔다. 좀처럼 경쟁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던 넷플릭스가 올해 초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타사와의 경쟁으로 구독자 증가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시인했다. 넷플릭스는 또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악재로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여기서만 구독자 70만명을 잃었다.

올해 1·4분기에는 신규 구독자가 250만명 증가하는데 그치자 주가가 20% 급락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또 지난 7월 2·4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구독자 100만명을 잃는 등 2개 분기 연속 감소를 보였다. 여기에 구독료를 인상하면서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중 가장 비싸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넷플릭스 시청자들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늘어 휩미디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만족도 2위에서 HBO맥스와 디즈니+, 훌루에 모두 뒤지는 4위로 밀려났다.

반면 디즈니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결과 전 세계 구독자가 2억2100만명으로 2억2070만명인 넷플릭스를 제쳤다. 디즈니+는 당초 1000만명이 증가할 것이라던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며 이 기간 1440만명을 추가시켰다. 디즈니는 지난 2017년부터 시청자들이 기존의 공중파나 케이블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기는 추세를 보이자 넷플릭스에 도전하는 계획에 들어갔다.

디즈니+의 도전이 거세지고는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넷플릭스의 성장 하락이 이어지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바닥을 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실적 발표 후 넷플릭스 주가는 19% 올랐는데 이것은 앞으로 올해 남은 분기 동안 구독자가 다시 증가하고, 계획하고 있는 광고 제휴와 패스워드 공유 단속, 게임 사업 진출을 통해에 매출 증가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쟁 치열…소수 업체만 살아남을지도

스트리밍 시장이 포화상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은 구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회계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는 연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전망 보고서에서 스트리밍 시장이 앞으로 5년 동안 크게 냉각될 것이며 제공 업체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물가 상승이라는 경제적 현실에다가 구독료 인상까지 겹치면서 영국에서는 지난 2·4분기에만 166만명이 스트리밍을 끊었으며 놀랍게도 이중 약 3분의 1은 24세 이하로 조사됐다.

현재 여러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고 있지만 소수만 생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니덤의 애널리스트 로라 마틴은 야후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트리밍 전쟁이 계속되면서 3~4개 승자만 결국 남게 될 것"이라며 "나머지 업체들은 인수되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두 가지 중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은 보유 콘텐츠와 자산, 경영진을 평가해 아마존과 디즈니, 애플,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최후까지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마존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이 보유하고 있는 다량의 콘텐츠와 패키지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굳이 스트리밍으로 돈을 벌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마틴뿐만 아니라 시장과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스트리밍 기업은 디즈니로 스트리밍 플랫폼 중 마케팅에서는 최고로 평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애플과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해서는 자산과 뛰어난 경영진을 주목했다.

마틴은 마지막까지 남을 스트리밍 업체에서 넷플릭스를 제외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독자 100만명 이상이 떠나는 등 성장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틴은 넷플릭스가 실시간 스포츠와 뉴스 동영상 제공을 하지 않는 등 스트리밍 전문 업체로 생존에 필요한 자산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구글서치처럼 수익을 거두는 계열 협력사를 두지 않고 있어 계속해서 손실만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광고가 포함된 구독료를 도입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하기로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마틴은 넷플릭스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는 길을 제공하는 불길한 조짐으로 보고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넷플릭스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얼마 안되는 기업 중 하나로 꼽았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MS의 이사회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어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도 인수 가능성을 더 높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틴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넷플릭스를 인수한다면 애플, 아마존과 경쟁할 힘을 갖추게 되면서 승자가 될 것이며 반면 "넷플릭스는 패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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