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안국·신신 저무는 창업주 시대.. 후계자·전문경영인 '확장경영'

김진수 2022. 8. 21. 18: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영수·어준선 이어 윤영환 별세
대웅제약·안국약품·신신제약
R&D·신사업 투자 성장 기틀
고 윤영환 대웅제약 창업주(왼쪽부터), 고 어준선 안국약품 창업주, 고 이영수 신신제약 창업주. <각사 제공>

제약사 창업주들이 연이어 별세하며 제약 1세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들은 회사 경영을 일찍이 오너 2·3세 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R&D와 신사업 투자를 늘리며 성장 기틀을 다지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윤영환 대웅제약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이 지난 20일 8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34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윤 명예회장은 성균관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뒤 1966년 대웅제약의 전신인 대한비타민을 인수하며 제약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78년 사명을 '대웅제약'으로 바꿨다. 그는 '좋은 약으로 국가를 돕는다'는 의약보국(醫藥報國)의 신념으로 회사를 이끌며 대웅제약을 토털 헬스케어 그룹으로 발전시켰다.

1974년 '우루사'를 출시한 데 이어 1988년 국민 소화제로 꼽히는 '베아제'를 내놓으며 대웅제약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어 국내 바이오 신약 1호인 '이지에프'(EGF)를 순수 국내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며 대웅제약을 국내 톱5 제약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개량 복합신약인 '올로스타', 보툴리눔 제제 '나보타'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한 데 이어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를 출시하며 국내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 환원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주력했다. 1984년 사재를 출연해 대웅재단을 설립, 글로벌 인재 육성과 국내외 생명공학 연구를 지원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직을 맡은 2014년에는 보유 주식을 출연해 석천나눔재단을 설립하며 기존 대웅재단의 장학사업을 확대했다.

윤 명예회장은 부인 장봉애 여사와의 슬하에 윤재용·윤재훈·윤재승·윤영씨 등 3남1녀를 뒀다. 대웅제약은 1997년부터 2009년까지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오너 2세인 윤재승 전 회장 체제를 거쳐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삼남인 재승씨는 최고비전책임자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윤 명예회장에 앞서 올해 들어서만 안국약품, 신신제약 등 창업주들이 연이어 유명을 달리했다. 비록 창업주는 별세했으나 각 제약사들은 창업주 정신을 이어 2·3세 오너경영 또는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도 R&D 투자확대와 신사업 투자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안국약품의 창업주인 고 어준선 명예회장은 이달 초 별세하며 제약업계의 애도가 이어졌다. 그동안 안국약품은 오너 2세인 어진 전 부회장이 이끌었으나,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원덕권 대표를 선임하며 오너 경영을 종료한 바 있다. 회사는 사업목적에 '신약개발 및 연구대행업'을 추가하며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신신파스'로 잘 알려진 신신제약은 올해 7월초 창업주 고 이영수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이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6.3% 중 88%를 장남 이병기 사장이 상속 받기로 결정하며 오너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신신제약은 마곡으로 둥지를 옮기며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오너 2·3세들은 기존 제약업의 틀을 깨고 보다 공격적인 확장 기조를 보여준다. 오너 3세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보령이 우주헬스케어까지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지난 3월 31일 연차보고서에서 "보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기 위해 우주라는 공간을 선택했다"며 "우주라는 새롭게 열리는 기회의 공간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사명을 바꾼 것도 제약을 넘어선 사업확장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은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에 1000만달러(약 127억달러)를 투자하고, 우주항공 분야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와 함께 우주에서의 인간 건강 문제를 해결할 해법을 찾는 공모전인 '케어인스페이스(CIS) 챌린지'도 운영하고 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