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러시아 중국 덕분..美 올해 새 일자리 35만개

박민기 2022. 8.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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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전쟁 등 악재에
기업 미국 복귀 적극 추진
작년에는 26만개 고용 창출
해외투자·M&A는 감소 추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대대적 공급망 붕괴 문제에 직면한 미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자국 내 일자리 챙기기에 나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신규 일자리 약 35만개가 창출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미 비영리단체 리쇼어링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미 기업들은 최근 자국 내 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리쇼어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미 시장은 기업들의 리쇼어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올해 약 3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리쇼어링 이니셔티브가 미 기업들의 리쇼어링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치다.

미 기업들의 이번 리쇼어링은 약 2년에 걸친 전 세계적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결정됐다. WSJ는 최근 몇 주 동안 수십 개의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새로운 제조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한국 기업인 SK그룹을 언급했다. SK그룹은 미 켄터키· 테네시주에 위치한 새로운 포장시설, 전기자동차 충전 시스템, 수소 생산시설 등에 220억달러(약 29조4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이외에도 아이다호주에 본사를 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본사 확장 및 자국 내 메모리 제조 투자를 위해 400억달러(약 53조원), 미 배터리 제활용 업체 어센드 엘리먼츠가 리튬이온 배터리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약 2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급망이 무너져 미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되자 미 기업들이 본격적인 리쇼어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미 기업들의 리쇼어링으로 인해 미국 내에 일자리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0년 약 6000개를 시작으로 2013년 약 6만5000개, 2016년 약 11만6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던 미국 내 일자리는 코로나19 시작 첫해인 2020년에는 약 18만개까지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해에는 리쇼어링으로 약 26만5000개가 늘었고, 올해에는 약 35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0년에 기록한 6000개의 약 50배가 넘는 수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소속 미국 자산투자전략가 질 캐리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리쇼어링으로 인한 일자리 증가폭이 크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이후부터 큰 상승세를 이어왔다"며 "리쇼어링은 하나의 장기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최근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미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후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미 기업들도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중단에 한때 배럴당 130달러 위로 치솟았던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필요 이상으로 가격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올해 미 기업들의 리쇼어링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 정부 역시 자국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달 통과된 반도체 산업육성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 기업들이 반도체·전기차·의약품 등 생산시설을 미국에 건설할 수 있도록 세금 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이 미국에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면서 국경을 넘나들었던 인수·합병(M&A) 활동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천 켈러 바클레이스 경제연구팀장은 "주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 기업들의 리쇼어링이 '블루칼라(육체노동)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국 내에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평소의 3~5배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기업들이 노동자를 고용하는 대신 기계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첨단자동화협회(A3)는 북미 기업들이 올 1분기에 로봇 1만1595대를 주문하는 데 6억4600만달러(약 863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쓰면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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