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보다 낫다"..성수동 빌라촌에 부는 '통매각' 바람

박종화 2022. 8. 21.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장안타운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은 지난달 총회를 열고 조합을 해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이 8억 4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성수동2가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주택은 여러 규제에 묶여 있지만 상업용 건물을 지으면 준공업지역이기 때문에 용적률을 400%까지 높일 수 있다"면서 "은행에서도 성수동 땅은 담보 가치를 높게 잡아주고 대출도 잘 나오는 편이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수동2가 장안맨션, 재건축 포기하고 통매각
인근 홍익빌라도 평당 1.2억에 매각 성사
부동산 개발사, 일대 땅값 오르면서 빌라 부지까지 눈독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장안타운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은 지난달 총회를 열고 조합을 해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조합을 설립한 지 1년여 만이다. 조합 집행부는 낮은 사업성을 이유로 재건축 대신 연립주택 39가구 전체를 통째 매각하기로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립주택을 구입하기로 한 기업이 상상 이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주택가.(사진=박종화 기자)

성수동 빌라(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시장에 `통매각` 바람이 불고 있다. 성수동 일대 땅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빌라 부지마저 귀한 몸이 됐기 때문이다.

장안타운과 두 블록 떨어져 있는 홍익주택도 최근 한 법인이 세개 동 44가구를 전부 사들였다. 총 매입 금액은 810여 억원, 3.3㎡당 1억 246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가장 비싸게 팔린 집(전용면적 57㎡)은 27억 4000만원이었다.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이 8억 4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 법인은 해당 부지에 상업용 건물 신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통매각 사례가 잇따르면서 인근 빌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초 7억4000만원에 팔렸던 성수동 J빌라는 최근 15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법인들이 시세보다 배 이상 높은 가격에 빌라를 통째 매입하는 건 그만큼 성수동 부동산 시장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수동2가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주택은 여러 규제에 묶여 있지만 상업용 건물을 지으면 준공업지역이기 때문에 용적률을 400%까지 높일 수 있다”면서 “은행에서도 성수동 땅은 담보 가치를 높게 잡아주고 대출도 잘 나오는 편이다”고 했다. 이어 “성수동 일대 소형 공장들은 영업 등을 이유로 거래가 쉽지 않다. 그래서 부동산 개발사들이 넓은 토지를 확보할 수 있는 빌라 통매입 쪽으로 눈길을 돌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미 성공 사례도 있다. 성수동1가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서울숲 A타워`는 태림맨션을 통매입해 개발한 예다. 2014년 매입 당시 공시가격은 1㎡당 366만원이었는데 현재 951만원에 이른다.

젊은층이 몰리면서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등 지역 상권 활성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나 SM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등 유수의 기업들도 성수동으로 사옥을 옮겼거나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묻지 마 매입`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정점을 찍고 하향 중이다. 가격은 오르지만 매물이 소화되지 않고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최근 시공비도 많이 올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개발 사업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성수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매각이나 개발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조건 매입에 나서는 건 요행을 바라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