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페 '백년대계' ICFA..세계 첫 코미디페스티벌 국제협회 창립총회를 가다[스경X현장]
2013년 8월29일 출범을 알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 1회는 말이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지만 부산지역에서 열리는 많은 코미디 행사 중 하나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을 빌렸지만, 하늘연극장 등 소수의 극장을 제외하면 영화의 전당 광장에 행사용 천막을 쳐놓고 에어컨도 없이 관객을 맞는 수준이었다.
당장 다음 회도 기약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부코페가 벌써 열 돌을 맞았다. 지난 19일 영화의 전당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대면 페스티벌을 재개한 부코페는 14개국 76개팀이 참가하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코미디페스티벌로 성장했다. 공연장 역시 영화의 전당만을 이용하던 초창기에서 벗어나 부산 전역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부산 기장에 개관되는 코미디전용관이 완공되면 그 인프라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0년 동안 내실을 다진 부코페는 드디어 세계를 향한 외연 확장에 나선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세계최초의 코미디페스티벌 전문 국제협회 국제코미디페스티벌협회(이하 ICFA)를 출범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개막 직전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협회 출범총회에서는 김준호 집행위원장, 이경신 자문위원회장, 최대웅, 조광식 부집행위원장을 비롯한 부코페 인사들과 전 세계 7개국에서 모인 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조광식 부코페 부집행위원장은 “2016년 4회 때부터 스위스 몽트뢰코미디페스티벌 그레구아 집행위원장과 협의체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협회가 구체화된 것은 7회였고, 2020년 열리는 8회 페스티벌 때 발족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 밀어닥친 코로나19의 여파로 페스티벌의 숨이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해를 넘겼고, 기왕이면 부코페의 10회 기념 발족이 의미가 깊을 것 같아 올해가 그 원년이 됐다.
가맹 페스티벌은 첫 의장국이 된 대한민국의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비롯해 30년 전통의 스위스 몽트뢰코미디페스티벌, 프랑스의 신생 페스티벌인 릴리어스와 빅 퍼프 칸느 그리고 코트디부아르의 디코코 아비장 페스티벌이 포함됐다. 여기에 올해 8회가 개최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국제코미디페스티벌과 내년 설립 예정인 벨기에 릴라리어스 브뤼셀, 알제리의 알제리 코미디페스티벌이 합류했다.
세계 3대 코미디페스티벌로 불리는 페스티벌 중에서는 호주 멜버른코미디페스티벌이 옵저버 자격으로 참여해 향후 가맹을 협의하기로 했다. 부코페 측은 전 세계 140여개의 크고 작은 코미디페스티벌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차근차근 페스티벌 사이 교류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우선은 서로의 페스티벌에 초청자 형식으로 문호를 넓히고 향후에는 공동사업도 진행한다. 콘텐츠와 공연교류를 기본으로 글로벌 코미디 마켓을 형성해 해외공연의 국내 상연, 국내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거기에 국제 코미디 시상식, 코미디 매거진도 발행한다. 또한 세계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코미디언도 발굴할 계획이다.
조광식 부집행위원장은 “정기총회는 2년마다 의장국에서 열리고 연임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주요한 안건이 있을 때마다 부정기적으로도 만나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부코페의 상징물인 등대 ‘퍼니’의 조형물을 회원국에 7m 규모로 실제로 세우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거기에 서로 회원국 간의 거리를 이용해 ‘웃음의 거리’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총회는 김준호 집행위원장 특유의 유머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해외의 관계자들 역시 코미디쇼를 연출하거나 직접 연기를 하는 희극인 출신들이 많아 분위기는 유쾌했다. 많게는 서너 번, 적게는 처음 부산을 찾은 해외 관계자들은 ICFA의 출범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올해 30년이 된 스위스 몽트뢰 코미디페스티벌의 장 뤼크 바르베자트 예술감독은 “2, 3회 때 부코페에 참석한 적이 있다”며 “32년 차 코미디언이기도 한 입장에서 이번 총회는 의미있는 행사”라고 평했다.
“부코페는 갈라쇼, 오프닝쇼, 거리공연에 어려운 지역을 찾는 봉사활동 등 다양한 형식을 갖고 있다”고 평한 그는 “협회를 통해 웃음을 나누고 웃음을 언어로 다양한 문화교류를 희망하고 있다. 로컬 코미디언끼리의 교류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8년째를 맞은 요하네스버그 코미디페스티벌의 예술감독 케이트 린다 골리앗은 “부산을 처음 찾았다”며 “외부에서 부코페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은 기대가 크다”고 웃었다. 그는 “코미디 문화를 나누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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