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어 우승 못했던 옥태훈, 아시안투어에서 첫 우승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톱텐에 가장 많이 오르고도 우승이 없었던 옥태훈(24)이 아시안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옥태훈은 21일 제주 롯데 스카이힐 컨트리클럽(파71·7079야드)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를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2번홀(파4) 보기, 6번홀(파4) 보기 직후 7번홀(파4) 버디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옥태훈을 포함해 7명이 공동 선두를 달리기도 했고, 옥태훈이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옥태훈은 11번홀(파4)부터 13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흐름을 바꿨다. 우승 경쟁을 벌이던 김비오(32)가 16번홀(파4) 보기를 기록하면서 옥태훈이 2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김비오가 18번홀(파5) 버디로 먼저 경기를 마무리하고, 옥태훈이 17번홀(파3) 보기를 기록해 순식간에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김비오는 연습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하며 연장전을 준비했다.
옥태훈은 김비오와 동타를 이룬 리더보드를 확인한 뒤 18번홀 티샷을 했다. “캐디 형에게 ‘잘할 수 있겠지?’ 물었더니 형이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줘서 자신감을 갖고 쳤다”고 했다. 홀까지 110m 거리에서 웨지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옥태훈은 연장 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상금은 27만달러(약 3억6000만원). 국내 2·3부 투어에선 우승 경력이 있지만 2018년 코리안투어 데뷔 이후론 이날 처음 트로피를 들었다. 아직 코리안투어 우승은 없다.
옥태훈은 코리안투어에서 2018년 상금 순위 109위, 2019년 64위, 2021년 20위로 점차 발전했다. 코리안투어 데뷔 5년 차인 올해엔 톱텐에 6번 들어 톱텐 피니시 랭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코리안투어 최고 성적은 지난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2위다. 지난 5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땐 64강부터 순위 결정전까지 전승을 거두고도 승점에서 밀려 3위에 그쳤다. 지난 6월 코오롱 한국오픈 땐 4라운드 중반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 14, 18번 홀에서 각각 더블보기로 무너져 공동 6위로 내려앉았다.
옥태훈은 “이전에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며 잘 안 됐던 기억들을 잊고, 제 이름을 걸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대회였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 세상을 떠난 아버지, 지금까지 홀로 뒷바라지 해준 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하며 펑펑 울었다. “초반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후반 들어서는 ‘치고 싶은 대로 치자’는 생각으로 정말 후회 없이 쳤다”며 “원래 쉽게 욱하고 포기해버리는 성격이었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정신적으로 단단해졌다”고 했다.
‘인터내셔널 시리즈’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후원을 받는 신생 골프 리그 LIV가 아시안투어에 올해부터 10년간 3억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해 신설한 대회다. 태국(3월)과 영국(6월), 싱가포르(8월)에 이어 이번에 한국에서 4차 대회가 열렸다. 옥태훈은 지난 2월과 3월 아시안투어 대회에 출전했고 이후로는 코리안투어에 집중했다. 아시안투어 대회가 국내에서 열린 이번 주엔 코리안투어 대회가 없어 코리안투어 선수 50여 명이 출전했다.
옥태훈은 “예전엔 일본 투어에 진출하고 싶었는데 요즘엔 아시안투어가 좋아져서 많은 선수들이 아시안투어에서 뛰고 싶어한다”며 “체력 관리를 잘해서 아시안투어 대회는 올겨울에 다시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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