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는 침략 기지였다.. '원폭 피해'만 기억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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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9일 일본 요코하마시 가나가와현민센터에서 열린 '제7회 전쟁의 가해 패널전시회' 방명록에 남긴 일본 대학생의 소감이다.
20여 명의 일본인이 함께하는 '기억의 계승을 추진하는 가나가와의 모임'은 일본의 전쟁 범죄 등 '가해의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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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교사 출신 다케오카 겐지씨 인터뷰
“초·중·고등학교에서 배운 히로시마의 역사는 피해자의 역사였습니다. ‘히로시마에 왜 원자폭탄이 떨어졌을까’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지 않았죠. 오늘 전시회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습니다. 히로시마 평화공원이 갈 곳 없던 피폭자들을 쫓아내고 만들어졌다는 것은 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제7회 전쟁의 가해 패널전시회’ 방명록에서
이달 2~9일 일본 요코하마시 가나가와현민센터에서 열린 ‘제7회 전쟁의 가해 패널전시회’ 방명록에 남긴 일본 대학생의 소감이다. 20여 명의 일본인이 함께하는 ‘기억의 계승을 추진하는 가나가와의 모임’은 일본의 전쟁 범죄 등 ‘가해의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 모임의 창립멤버로 이번 전시회 기획과 운영을 주도한 다케오카 겐지(76)씨를 19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올해 전시회 취지는 무엇이었나.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 대해 기억하려 하는 것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과 도쿄 공습 등 ‘피해자’로서의 모습뿐이다. 2차 대전 때 일본이 저지른 잔혹한 전쟁범죄는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정부가 반성하기 위해 세운 박물관도 없다. (또 다른 전범국인) 독일과는 다른 모습이다. ‘가해자 일본’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한 차례씩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난징대학살 피해자, 조선인·중국인 강제연행 피해자, 731부대의 생체실험 피해자 등의 스토리를 담은 사진과 설명으로 전시를 채웠다."
-올해 특별 주제인 ‘군도(軍都) 히로시마와 전쟁 가해’는 무슨 뜻인가.
“일본은 히로시마의 비극에 대해 ‘무고한 사람이 원폭으로 희생됐다’는 식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히로시마는 가해자이기도 했다. 1937년 12월 중국 난징 함락을 축하하는 히로시마 시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시해 ‘군도 히로시마’라 불렸던 아시아 침략 기지로서의 과거를 알리고 싶었다."
-가해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게 된 계기는.
“중국으로 징병됐던 아버지는 히로시마 원폭 잔류 방사능에 피폭됐다. 히로시마현 태생인 나는 피폭 2세다. 가족사 때문에 어려서부터 전쟁에 대해 생각했다. 교사로 일하다 은퇴하고 ‘기억의 계승을 추진하는 가나가와의 모임’을 결성해 본격적으로 전쟁의 가해를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민회관 같은 곳을 섭외해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회를 하거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2016년부터 ‘전쟁의 가해’ 패널 전시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 재판소에서 먼저 배상 판결을 내렸어야 했다. 그게 안 돼서 한국 법원으로 간 것이다. 일본이 가해의 역사에 대해 책임 지는 것은 당연하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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