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도서관 갈 수 있는 곳, 서울 밖에 없다..서울 14분, 부산 32분, 인천 50분, 강원은 2시간 걸려

류인하 기자 2022. 8. 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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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개관한 서울 광진구 아차산숲도서관. 광진구 제공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거주하는 문모씨(45)는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 방배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이가 책을 읽거나 밀린 숙제를 하는 동안 문씨도 옆에서 밀린 업무를 처리한다. 문씨는 “집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서 7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면서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에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는 총 8개의 구립도서관과 14개의 작은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에만 22개의 도서관이 있는 셈이다. 동(洞)마다 작은도서관을 설치하는 자치구도 있다. 광진구는 지난 19일 아차산에 ‘아차산숲도서관’을 개관했다.

지방의 사정은 다르다. 도서관까지 걸어가기는 커녕 차를 타고도 한참을 가야하는 곳이 많다.

21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균형발전 모니터링 & 이슈’자료를 살펴보면 시·도별 도서관 접근성은 서울이 도보 14분(1.04㎞)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 2위지만 도보로 32분(2.43㎞)이 걸리는 등 서울대비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현실적으로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도서관을 갈 수 있는 곳은 서울밖에 없는 셈이다.

광주 33분, 제주 33.5분, 대전 44분, 대구 48분, 인천 50분, 경기 54분 등 도보로 1시간 이내에 도서관 접근이 가능한 시·도는 8곳에 불과했다.

국토연구원

도서관 접근성이 가장 낮은 곳은 강원이었다. 집에서 도서관까지 평균거리는 9.15㎞로 도보로, 약 2시간2분이 소요됐다. 경북 113분(9.50㎞), 전남 100분(7.49㎞)순으로 도서관 접근성이 떨어졌다.

각종 문화공연 건수 역시 수도권(62.0%)이 비수도권(38.0%)보다 현저히 높았다. 특히 서울이 47.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뮤지컬 등 각종 공연이 지역순회를 하지만 수도권의 공연량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비수도권 중에서는 부산·울산·경남권이 전체 공연 건수의 6.0%로 상대적으로 많은 편에 속했다. 나머지 지역은 3.0%이하였다.

권역별 매출액은 수도권이 전체매출의 86.0%를 차지했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형공연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얘기다.

의료지원 서비스 역시 지역격차가 두드러졌다.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의원수는 서울에 편중됐으나, 요양병원은 서울이 가장 적었다.

가임여성 인구 10만명 당 산부인과 의원수는 서울이 16.6개인 반면 전남은 5.5개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광역시인 부산조차 9.4개에 그쳤다.

소아청소년 인구 10만명 당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 역시 서울은 31.7개였으나, 전남은 8.5개에 불과했다. 지방으로 갈수록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의료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국토연구원

반면 노인인구 10만명 당 요양병원 수는 서울이 7.8개로 가장 적었다. 광주는 28.1개로 가장 많았으며, 울산 26.2개, 부산 24.8개 등 요양병원의 지방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17.0개, 15.6개였다.

의료접근성 역시 큰 차이가 났다. 서울은 구급차를 타고 3분 (2.85㎞)이내에 종합병원에 도착할 수 있는 반면 경남은 38분(31.54㎞)가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급차로 종합병원까지 10분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은 광주(6.04㎞·7분), 부산·대전(6.80㎞·8분) 등 4곳에 불과했다. 경남을 포함해 강원(30.47km·37분),경북(26.85km, 32분) 등은 30분 이상 운전해야 도착할 수 있었다.

병원 접근격차는 응급실 이용인구 1만 명당 도착이전 사망 환자 수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응급실 이용인구 만 명 당 도착이전 사망환자 수는 평균 25~30명 수준이지만, 충북은 2020년 기준 80명으로 매년 가장 많았다.

2~4위권은 매년 차이가 있지만 강원, 충남, 경북 등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세종시는 2020년 3명으로 2017년 이후 매년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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