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독 아픈 손가락' 中서 내년 전기차 생산한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 8. 21. 14: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형 쏘타나급으로 브랜드 위상 저하.. 고성능 친환경차로 새판짜기
전시장 내 고성능차 i30 N TCR 레이싱카/사진=현대차

올해 상반기 판매량 세계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이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와 제네시스 등 고급 모델 및 브랜드를 앞세워 반전을 노린다.

이혁준 현대차그룹 중국 대표는 최근 베이징 최대 번화가 왕푸징 인근 대형 쇼핑센터 안에 문 연 300㎡ 규모 도심형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하반기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하고 친환경, 고성능 자동차 모델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현대차는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등 유럽 고급 브랜드와 중국 현지 중저가 브랜드들 틈에 끼어 헤매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6년 판매량 114만대, 시장점유율 7.35%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직후인 2017년 78만대, 지난해 38만5000대로 실적이 급전직하했다. 중국 첫 공장인 베이징 1공장을 현지 완성차 업체에 팔고 충칭 공장은 가동을 멈췄다.

이혁준 현대차그룹 중국 대표/사진=김지산 베이징 특파원

사드에 의한 반한 감정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중국산 자동차들이 빠르게 품질 수준을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원인이 컸다. 고급차종 시장에서는 모델 부족으로 역시 자기 위치를 잡지 못했다.

이 대표는 "중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됐는데 소비자들이 중형 쏘나타나 산타페 정도로 현대차를 인식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어떻게 글로벌 3~4위급 회사가 됐는지 보여주기 위해 친환경, 고성능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형 전시장을 문 연 건 브랜드 가치 높이기의 일환이다. 대리점이 아닌 순수 전시장인데 중국 베이징자동차 합작사인 '베이징현대'가 아닌 현대차 단독 쇼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올 뉴 팰리세이드, 수소차 넥쏘, 고성능 N브랜드 중 i30 N TCR 레이싱카 등이 전시됐다.

한쪽에서는 수소차 운영 시스템을 보여주는 여러 장치들과 현대차 기술력을 보여주는 영상이 흐른다.

베이징 내 유명 백화점 SKP백화점 인근에는 제네시스 전용 쇼룸이 10월 내지 11월 문을 열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기차를 생산하고 판매한다. 중국 내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기술력을 갖춘 고급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베이징 내 첫 도심형 전시장/사진=현대차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가 포함된 신에너지차(NEV) 판매량은 352만1000대로 전년 대비 150% 늘었다. 올 5월 말 전기차 보급률은 18%로 2020년 5.9%에서 크게 높아졌다. 같은 시기 유럽(16%)이나 북미(6%)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운 건 2010년부터 시행된 보조금 정책이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2016~2020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받은 보조금 액수는 총 329억4600만위안(약 6조4600억원)이다. 현재는 순수전기차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00㎞ 이상인 차량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준다. 보조금 재정을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보조금 액수는 지난해보다 약 30% 삭감됐다. 시장 선점에 실패한 현대차가 보조금 혜택마저 받기 어려운 여건이라 전략 짜기가 만만치 않은 환경이다.

이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최근 몇 년 사이 고전한 건 사실"이라며 "기술력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판매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은 '베이징현대차'가 맡는다. 현대차의 고유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을 생산할지, 어느 라인에서 생산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는 합자회사 '베이징현대차'가 결정할 일이다.

현대차는 중국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청두모터쇼에서 팰리세이드 신모델 출시가격을 공개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수소차 넥쏘를 수입해 판다. 현대차 자체 매출도 중요하지만 포지셔닝에 실패한 베이징현대차를 측면 지원하는 의미도 크다.

이 대표는 "지난해 광둥성 광저우에 연료전지 시스템 공장 투자를 시작했는데 올해 말 완공할 전망"이라며 "시스템 공장은 자동차 엔진과 같기 때문에 현대차뿐 아니라 중국 모든 자동차 기업을 상대로 협력 관계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구급차 늦게 비켜줬다고 손가락 욕""쓴 주사기 있다"…가수 남태현 마약 의혹 경찰 내사 착수김지혜 "연매출 수십억원, 남편은 0원…혼인신고도 못했다" 고백일라이 "母, 지연수 보증금 먹튀? 아예 없던 사건"…진실공방유튜브에 뜬 김종국·송지효 '결혼 발표설'…댓글 반응 보니 심각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