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우 "전황 부진..정부·군, 무능 책임져야"

박병수 2022. 8. 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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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잖아 개전 6개월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성과가 부진하자, 이번 침략을 지지했던 러시아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정부와 군의 무능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은 20일(현지시각) 러시아 극우 세력들의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러시아군의 부족한 전쟁 준비, 불필요하게 높은 인명 피해, 더딘 진격 속도 등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와 군은 비판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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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러시아군 탱크가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지역을 달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머잖아 개전 6개월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성과가 부진하자, 이번 침략을 지지했던 러시아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정부와 군의 무능을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20일(현지시각) 러시아 극우 세력들의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러시아군의 부족한 전쟁 준비, 불필요하게 높은 인명 피해, 더딘 진격 속도 등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와 군은 비판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비판은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주·자포리자주 등 남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크림반도의 러시아군 기지를 폭격하는 전과를 올리며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크림반도는 2014년 3월 러시아가 불법으로 강제 점령해 자국 영토로 편입한 지역으로 지난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남부 전선의 군사적 거점 구실을 해왔다.

러시아의 극우인사인 이고르 기르킨(Igor Girkin)은 최근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손가락만 빠는 사이 우리의 존경스런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걸 부쉈다”며 “러시아군의 전략 실패는 분명하다”고 썼다. 기르킨은 2014년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이 우크라이나에서 분리 독립을 시도할 때 친러시아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지휘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은 전쟁이 계획대로 수행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용어도 거부하고 “전쟁”이란 말을 쓴다. 또 거리낌 없이 러시아 국방부의 혼란과 무능을 비웃고 있다.

이달 초 크림반도의 러시아 사키 공군기지에서 폭음이 들렸을 때 애초 러시아 국방부는 “탄약창고에 불이 났으나 인명피해도 항공기 피해도 없다”며 우크라이나 공격설을 부인했다. 그러자 러시아군 종군기자인 로만 사폰코프(Roman Sponkov)는 “이것이 화재라면 정말 창피한 화재”라며 “나는 (우크라이나군의) 순항미사일에 맞았다는 쪽에 걸겠다”고 비아냥거렸다. 며칠 뒤 “전쟁 정보원”이란 유명한 텔레그램 채널에 공군기지에 항공기가 부서져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극우 인사들은 전쟁에서 성과를 못 내는 군 지휘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돈바스 지역 작전에 참전한 군지휘관 알렉산데르 코다코프스키(Alexander Khodakovsky)는 텔레그램에 “이틀 동안 다섯 명이 숨지고 일곱 명이 다쳤다”며 “최근 전사자가 지난 석달 동안 마리우폴에서 싸울 때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무기도 제때 공급해주지 못한 러시아군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며 “우리가 이번 작전에 별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명백하다”고 적었다. 기르킨 역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포함한 군 지휘부를 겨냥해 “내가 푸틴이라면 이들이 총살형을 거의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심지어 푸틴 대통령까지 직접 공격하며 러시아의 승리를 돕기 위해 할 말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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