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기분 좋았던 그 곳, 전북이 또 '산책 세리머니' 재현할까

윤은용 기자 2022. 8. 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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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선수들이 지난 20일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보조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산책 세리머니’의 성지에서 전북 현대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에 도전한다. 최근 한일전에서 일방적으로 전적이 밀렸던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번 승리는 꼭 필요하다.

전북은 지난 20일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진행된 2022 ACL 8강 동아시아권역 대진 추첨 결과, 비셀 고베(일본)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두 팀의 경기는 22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전북은 지난 18일 열린 대구FC와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하고 K리그 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ACL 8강에 살아남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ACL 8강에 진출한 전북은 2016년 이후 6년만의 ACL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때마침 상대는 일본팀. 뜻하지 않은 한일전이 성사됐다.

한국은 최근 일본과 한일전에서 굴욕을 겪어왔다. 지난해 3월 요코하마에서 A대표팀이 0-3 참패를 당하는 ‘요코하마 참사’가 일어났고, 올해 6월에는 한국 U-23 대표팀과 U-17 대표팀이 연이어 0-3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7월 동아시안컵에서 다시 한 번 0-3으로 무너졌다. 이런 점에서 비록 대표팀 경기는 아닐지라도, 전북이 일본팀을 상대로 시원하게 승리를 거둬주길 바라는 팬들이 많다.

경기가 열릴 요코하마 스타디움 2002는 한국 축구에 있어 ‘산책 세리머니’의 성지로 통한다. 2010년 5월 이 곳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박지성이 선제골을 넣은 뒤 일본 관중들을 침묵시키는 산책 세리머니로 스타트를 끊었고, 2013년 4월에는 전북 소속의 이동국이 이 곳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과의 ACL 조별리그 경기에서 2-1을 만드는 역전골을 넣은 뒤 산책 세리머니를 보였다. 이 밖에 2019년 4월 A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전북의 아드리아누가 우라와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은 뒤 우라와 서포터들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작렬, 굴욕을 선사한 적도 있다.

이 곳을 홈으로 사용하는 우라와는 전북과 함께 8강에 올라왔다. 다만 대진 추첨에서 전북을 피해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 8강전을 벌인다. 우라와가 전력에서 한 수 위에 있음을 감안하면 전북이 고베를 잡을 경우 4강에서 우라와를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상대인 고베는 J리그 18개 팀 중 16위까지 처진 팀으로 전력에서는 전북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도 16강에서 J리그 선두를 질주중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3-2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그리고 이니에스타와 같은 바르셀로나(스페인) 출신인 보얀 크르키치 등이 고베에 몸담고 있으며,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다 6월에 이적한 무고사도 뛰고 있다. 무고사는 요코하마전에서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전북 선수단의 각오도 그 어느 떄보다 남다르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조건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열정과 간절함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김진규도 “16강에서 힘든 고비가 있었는데 잘 넘겼다고 생각한다. 모두 잘 준비하고 있기에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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