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對中 수출의존도 20년새 13배.."中 무기화 막아야"

기사내용 요약
對中 수출의존 큰 산업 '목재, 가죽?신발, 석화'서 '정밀기기, 정밀화학, 반도체'로
"중국경제 둔화 대비, 중국과의 기술격차 확대, 미·중 경쟁 심화 대응 필요"

[서울=뉴시스]최근 20년간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산업.(표=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2.8.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최근 20년간 대(對)중국 수출의존도가 가장 많이 증가한 산업은 반도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기술격차를 확대하고 수출 다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내놓은 '산업별 대중 수출의존도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중 수출 비중이 큰 산업은 ▲정밀기기(42.5%) ▲정밀화학(40.9%) ▲반도체(39.7%) ▲유리(39.3%) ▲석유화학(38.9%)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목재(42.3%) ▲가죽·신발(38.8%)▲석유화학'(33.4%) ▲기타 전자부품(27.2%) 등의 대중 수출 비중이 높았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대한상의는 "소비재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기술집약 산업의 대중 수출이 크게 늘어난 양상"이라며 "한·중 양국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20년 동안 대중 수출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산업은 반도체였다. 2000년 반도체산업의 대중 수출 비중은 3.2%였지만, 지난해에는 39.7%로 36.5%포인트 증가해 약 13배가량 늘었다.

다음으로 대중 수출 비중 증가폭이 큰 업종은 정밀기기로 7.5%에서 42.5%로 35.0%포인트 증가했으며 디스플레이도 2%에서 35.2%로 33.2%포인트 늘었다. 대중 수출 비중이 각각 26.7%포인트, 26.4%포인트씩 증가한 세라믹(5.6%→32.3%)과 통신기기(1.5%→27.9%)도 증가폭이 컸다.

대한상의는 "국내 고부가가치 산업의 대중 의존도 증가는 역으로 말하면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졌을 때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라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기술혁신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고위기술 산업군은 대외리스크에 훨씬 민감하다"며 "대중 의존도를 중국이 무기화하지 못하도록 수출다변화 등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 상위 10위 순위 변화.(표=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2.8.21 photo@newsis.com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수교 이래 대중 교역은 빠르게 급증했다. 수교 후 8년 뒤인 2000년 대중 수출 규모는 185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0.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629억 달러로 9배 가까이 늘어 전체 수출의 25.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수출 규모가 1723억 달러에서 6444억 달러로 3.7배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중국은 2003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미국을 앞지른 이후 지금껏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대중 수입 규모는 2000년 128억 달러로 전체의 8% 수준이었던 데 반해 지난해 1386억 달러로 22.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수입 규모는 1605억 달러에서 6151억 달러로 3.8배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중 교역 규모는 성장하는 데 반해 교역수지는 악화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원자재·중간재 등 분야에서 대중 수입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대중 수출의 증가폭이 줄어든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투자 목적의 경우 2000년 대중 직접투자의 절반 이상이 제3국 진출을 염두에 둔 '수출 촉진'(51%)이었지만 지난해에는 '현지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이뤄진 투자가 67%로 가장 많아져 국내 기업들이 중국을 보는 시각이 생산입지에서 수요시장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지금의 중국시장을 바라보며 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중국경제 둔화 가능성, 중국의 기술추격, 미중 패권경쟁 심화 등 3중고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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