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시의원의 착각. 성남축구단에 필요한 것은 매각이 아니라 재건이다.[김세훈의 스포츠IN]
성남 FC가 해체 위기를 맞았다. 신상진 성남 시장은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개선 의지도 없고 꼴찌만 하고 혈세를 먹는 하마를 유지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배임”이라며 “성남FC가 비리의 대명사가 됐다. 이런 구단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 기업에 매각하거나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부 시의원들도 시장과 뜻이 비슷하다.
성남축구단은 축구가 아니라 정치 때문에 생사기로에 선 형국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대기업 후원금 유용 의혹 때문이다. 구단주로서 두산, 네이버 등으로부터 160억여원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에게 건축 인허가, 토지 용도 변경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고 성남FC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신 시장은 적자를 운운했다. 한국스포츠 중 진정으로 흑자를 보는 구단은 거의 없다. 문서상 흑자인 것은 사실상 모기업과 지자체가 준 지원금을 수입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국내 야구단, 축구단이 마찬가지다.
2021년 성남 선수단 인건비는 60억원이다. 1부리그 12개팀 중 11위다. 그렇다고 꼴찌를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성남시 투자가 미흡했다는 뜻이다. 투자를 하지 않고 성적을 내라는 것은 적은 연봉과 수준 이하 복지 혜택을 주면서 왜 정상급 기업이 되지 못하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다.
좋은 성적을 내려면 조직 경영 방식과 운영 철학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데 성남 조직은 공무원 조직과 거의 같다. 사장, 국장 등 고위층이 전현직 공무원이다. 현장 유지 정책은 공무원 의식에서 비롯됐다. 축구단이 수동적인 관리에만 머무는 것은 구단 고위층을 선임한 성남시 잘못이다.
신 시장은 “축구단이 비리온상”이라고 말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누구 잘못일까. 선수, 지도자, 다수 직원일까. 아니다. 그건 성남시청 잘못이다. 비리를 이유로 없애야한다면 축구단이 아니라 성남시청을 없애야 한다.
성남시 2022년 재정자립도는 62.22%다. 경기도에서 2위다. 1년 예산은 4조원. 인구 50만명 이상 16개 지자체 평균(2조8219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다. 성남축구단 예산은 140억~150억원이다. 성남시 전체 예산의 0.375%다. 성남시보다 작은 지자체인데 축구단 예산 비중이 성남보다 높은 곳은 많다. 그리고 우리는 축구단 운영비보다 많은 혈세가 연말 도로보수, 보도블럭교체 등에 별다른 의미 없이 들어가는 걸 알고 있다.
성남축구단은 해체, 매각이 아니라 재건과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성남은 한국 최고 부자도시 중 하나다. 세계적인 축구단은 몰라도 한국에서 괜찮은 구단은 운영할 수 있다. 성적도 내고 돈도 벌 수 있으며 존재감도 강한 축구단을 만들 수 있는 힘은 성남시장에 있다. 축구단 조직 체질을 개선하고 축구단 운영 철학도 바로 세워라. 그 방향이 맞다면 축구단 운영비를 깎아도 된다. 없애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만드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신 시장이 성남축구단을 성공적으로 재건한다면, 자신이 이전 시장보다 능력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
성남축구단은 33년 역사를 가졌다. K리그를 7차례 우승했고 아시아 정상도 5차례 정복했다. 축구단 오랜 역사 속에 성남 시민들은 웃고 울었다. 성남시장, 시의원은 4년짜리 ‘자칭’ 머슴이다. 이들에게 축구단을 없앨 자격이 없다.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주인은 시민이다. 머슴은 주인 동의 없이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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