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유니콘 멘토 강기영 "'정명석' 캐릭터는 짜릿한 경험"
"시즌 2 제작된다면 당연히 참여"
“정명석 캐릭터의 여운이 오래 갈 것 같습니다. 명석이 가진 아픔과 서사에 공감하고 몰입해왔으니까요.”
지난 17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강기영은 시원섭섭한 표정이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유니콘 멘토’ 정명석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드라마 <우영우>는 지난 18일 17.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박은빈)가 대형 로펌에 취직하며 겪는 이야기인 <우영우>는 신생 케이블 채널(ENA)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떠났다.
강기영은 우선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런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역할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너무나도 사랑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믿기지가 않아요.” 그에게도 <우영우>의 신드롬급 인기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는 “유인식 감독님과 문지원 작가님, 함께하는 배우들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흥행할 줄은 전혀 몰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속에서도 ‘정명석’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우영우의 사수이자 로펌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인 정명석은 우영우를 동등한 동료로 존중하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문지원 작가는 해당 캐릭터에 대해 “40대 초반의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멋짐을 죄다 집어넣어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적 캐릭터라는 평가도 나왔다.
강기영은 이에 대해 “너무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느낌이라면 힘이 생기지 않는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이런 참된 멘토가 숨어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정명석과 강기영은 얼마나 닮았을까. “일은 잘하고 싶지만 명석이 같은 워커홀릭은 아니에요. ‘일상의 강기영’도 무척이나 중요하죠. 하지만 저도 선후배들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면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강기영에게도 정명석 같은 멘토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동료 배우인 박훈을 꼽았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최우근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다. “데뷔 초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시기에는 늘 긴장을 많이 했고 연극을 즐겨본 적이 없었어요. 그럴 때 같이 공연을 하던 박훈 배우가 ‘잘하고 있다’며 칭찬을 해줬어요. 그 칭찬이 엄청난 힘이 됐습니다.”
데뷔 14년차인 강기영은 그동안 주로 톡톡 튀는 감초 역할로 사랑을 받아 왔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의 미워할 수 없는 ‘꼰대 수 셰프’, 영화 <엑시트> 속 밉상 점장은 강기영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다. <우영우>는 그런 그가 ‘다른 연기’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하게 해준 기회가 됐다.
“제가 주로 유쾌한 역할들을 많이 했잖아요. 감정을 교류하기보다 장면을 재미있게 살리는 기능적인 역할이었죠. 이번에 정명석이 그걸 깨준 것 같아요. (상대 배우와) 감정을 주고받는 게 배우로서 짜릿했어요. (새로운 배역에 대한) 갈증이 나던 시기에 정명석을 만났습니다.”
주인공 우영우 역의 박은빈을 비롯해 ‘한바다즈’(로펌 한바다 소속 변호사들)를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과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강기영은 “저보다 한참 어린데도 정말 다 잘하더라”며 “이 배우들의 리액션을 통해 명석이가 더 노련하고 시니어답게 보일 수 있었다.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명석 캐릭터가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우영우> 제작사 측은 ‘시즌 2’ 제작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강기영 또한 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저는 계속 시즌 2를 주장해왔어요(웃음). 제작 자체는 모든 상황과 조건이 맞아야 할 수 있겠지만, 혹시 제작이 된다면 당연히 달려가야죠.”
강기영은 여전히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다고 했다. “최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영화 <범죄도시>를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손석구 배우가 두 작품에서 맡았던 빌런(악당) 역할도, 상처 가득한 우수에 젖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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