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왕조의 시작점을 만든 KB 허예은, 진정한 왕조의 일원이 되기 위해!

손동환 2022. 8. 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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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7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6월 15일 오후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청주 KB스타즈는 2021년 7월 박신자컵에서 우승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그리고 박신자컵을 기반으로, 2021~2022 시즌 V2를 달성했다. 첫 우승을 했을 때(2018~2019)와는 차원이 다른 강력함이었다. 누군가는 ‘KB스타즈 왕조’를 이야기했다.
그 시작점을 만든 이는 허예은이었다. 박신자컵에서 독보적으로 활약했던 허예은은 KB스타즈의 V2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V2의 일원이었던 허예은은 KB스타즈의 왕조 구축에도 힘을 싣길 원했다. 조심스러웠지만, 허예은은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

1st PICK
2019~2020 WKBL 신입선수선발회.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WKBL 역대 최초로 드래프트 직전 트라이아웃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은 이는 허예은이었다. 키는 작아도, 동기들보다 독보적인 센스에 탄탄한 기본기를 겸비한 포인트가드였기 때문이다.
허예은은 예상대로 1순위 신인이 됐다. 그러나 허예은의 행선지는 청주 KB스타즈였다. 예상치 못한 곳이었다. 청주 KB스타즈의 1순위 지명 확률은 4.8%에 불과했기 때문.
KB스타즈의 구슬인 녹색이 나오자,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포효(?)했다. 행사 종료 후에도 “녹색 구슬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너무 원하는 선수를 뽑았다. 대만족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허예은은 그저 얼떨떨했다. 기자와 인터뷰를 한 시점에도 “그저 감사한 마음 밖에 없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드래프트 전부터 ‘1순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저 말고도 잘하는 선수가 많았어요. 2순위로 지명된 (김)애나 언니(부천 하나원큐)와 팀 동료인 (엄)서이, 장신 가드인 (정)예림이(부천 하나원큐) 모두 뛰어난 선수였거든요. 그래서 ‘1순위’는 저한테는 과분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평가를 해주신 것만 해도 감사했죠.
드래프트 전 트라이아웃을 처음으로 해본 세대이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뭔가를 보여주겠다기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스타일이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또, 잘하는 선수들이 프로에 가기 위해 모인 거라, 더 재미있었게 했다고 생각해요.
KB스타즈가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습니다. 그 때 안덕수 감독님이 엄청 환호했고요.
사실 뒤에 앉아있어서, 어떤 구슬이 나오는지도 몰랐어요. 어떤 분이 환호하는지도 몰랐죠. 뒤늦게서야 안덕수 감독님께서 환호하셨다는 걸 알았어요.(웃음)
KB스타즈는 허예은 선수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준비했습니다.
(박)지수 언니가 드래프트에 나왔을 때, KB스타즈가 지수 언니의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을 준비해준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처음인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팀에서 저한테도 그렇게 해주셨어요. 너무 신기했고 너무 감사했어요. 꼭 그게 아니어도, 드래프트장에서의 기억은 감사한 마음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신인왕 그리고 임팩트
허예은은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자신을 보여줄 기회는 적었다. 2019~2020 시즌이 코로나19로 인해 조기 종료됐기 때문. 2019~2020 시즌이 데뷔 시즌이었던 허예은은 9경기만 나서는데 그쳤고, 평균 출전 시간 역시 10분 52초에 불과했다. 평균 기록 또한 3.3점 1.6어시스트로 미미했다. 그렇지만 동기들에 비해 뛰어난 기록을 남겼기에,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이 됐다. 첫 번째 시즌보다 높은 비중과 역할을 부여받았고, 첫 번째 시즌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두 번째 시즌을 치렀다. 허예은은 2020~2021 시즌 정규리그 28경기에 나섰다. 경험치를 꽤 누적했다.
하지만 그 기록은 좋지 않았다. 평균 출전 시간 11분 7초에 평균 기록은 2.7점 1.6어시스트였다.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5차전에서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20분 18초 동안 7점 2어시스트 1리바운드. KB스타즈는 비록 챔피언 결정전에서 좌절했지만, 허예은의 경기력은 인상 깊었다.

2020년 1월 18일. 부천 하나원큐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허예은은 데뷔전에서 3분 44초를 소화했다)
감독님과 코치님 모두 준비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하나원큐전에서 처음 코트로 나갔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홈 팬 앞에 저를 처음 보여드린 경기였거든요. 그렇지만 경기력이 너무 초라해서, 부끄러웠던 기억 밖에 나지 않아요.(웃음)
하지만 점점 많은 기회를 받았고, 신인왕도 차지했습니다.
보여드린 것도 없었고, 시즌도 코로나19 때문에 일찍 종료됐어요. 많이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프로 무대가 이런 곳이구나’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두 번째 시즌은 의미가 달랐을 것 같습니다.
1년차 때보다 더 못한 것 같아요. 눈치도 많이 보고, 주눅 든 플레이를 했죠. 흔히 이야기하는 ‘2년차 징크스’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2020~2021 시즌이 있었기 때문에, 2021~2022 시즌 때 잘했다고 생각해요.
챔피언 결정전 5차전만큼은 인상적이었습니다. 20분 18초 동안 7점 2어시스트 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과감하고 공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했다는 걸 떠나, 팀은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졌습니다. 화가 났고 분했어요. 그래서 더욱 이를 갈았던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2021~2022 시즌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 시즌, 세 개의 트로피
KB스타즈는 2020~2021 시즌 종료 후 변화를 줬다. 부천 하나원큐의 수석코치였던 김완수를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고, WKBL 최고의 슈터로 불리는 강이슬을 FA(자유계약) 시장에서 데리고 왔다. 더 완벽한 전력을 구축했다.
KB스타즈의 행진은 2021년 7월부터 시작됐다. 박신자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모두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일명 ‘트레블’을 달성했다.
허예은의 몫도 컸다. 박신자컵에서는 메인 볼 핸들러로 MVP급 활약을 했고,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는 주전 포인트가드로 기라성 같은 멤버들을 잘 이끌었다. 데뷔 세 번째 시즌에 세 개의 트로피를 동시에 들어올렸다.

[허예은, 2021~2022 시즌 기록]
1. 박신자컵 : 5경기 평균 37분 17초, 17.4점 9.8어시스트 3.2리바운드
2. 정규리그 : 28경기 평균 28분 28초, 8.5점 5.6어시스트 2.8리바운드
3. 4강 플레이오프 : 2경기 평균 31분 2초, 8.5점 6.5어시스트 2.5리바운드 1.5스틸
4. 챔피언 결정전 : 3경기 평균 28분 21초, 11.7점 4어시스트 3.3리바운드 1.3스틸


박신자컵 우승의 일등공신이었습니다.
진경석 수석코치님께서 박신자컵 감독직을 맡으셨고, 코치님께서는 저에게 메인 볼 핸들러를 맡기셨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자신감을 주셨고, (김)소담 언니를 포함한 주위 동료들도 제가 잘할 수 있게끔 판을 만들어줬어요.(웃음) 그만큼 저를 많이 믿어줬어요. 그래서 득점할 땐 득점하고, 만들어줄 땐 만들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처럼 하고 싶은 대로 했던 게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박신자컵의 경기력이 정규리그로 이어졌습니다.
김완수 감독님께서 현역 시절 가드 출신이셨어요. 비시즌부터 저에게 가드 수업을 확실히 해주셨어요.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경기 조율에 관한 내용을 세심하게 알려주셨어요. 저희 팀에 득점력 좋은 언니들이 많았거든요.
무엇보다 “넌 코트에서 선장이다. 그러니 더 담대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가드로서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강조하셨어요. 감독님께서 주신 가르침들이 좋은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KB스타즈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정규리그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제가 느끼기에는 정규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언니들이 더 집중하고 더 즐겼을 뿐만 아니라, 더 행복하게 뛴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결과만 본다면, 박신자컵 우승의 기운이 통합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박신자컵 우승은 바라지 않았어요. 저를 포함해, 어리고 경험 없는 선수들이 많았거든요. 진경석 코치님도 “대회 마지막 날까지만 경기하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런데 저희가 첫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이겼고, (염)윤아 언니가 “너희에게 우승의 기운이 온 것 같다”고 했어요. 저는 속으로 ‘윤아 언니의 감이 틀린 것 같다‘고 생각했죠.(웃음) 하지만 언니의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았어요. 제가 아마 그렇게 이야기한다면(박신자컵 우승의 기운이 통합 우승까지 이어졌다), 진경석 코치님께서 좋아하실 거예요.(웃음)
2021~2022 시즌의 허예은과 이전의 허예은은 어떤 게 가장 달랐나요?
눈치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연습했던 걸 믿고, 자신 있게 하려고 했죠. 코트를 즐기고 있고, 경기를 즐긴다는 것도 스스로 느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나온 세레머니나 제스쳐가 많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좋은 언니들이 많았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FOR THE KINGDOM
인천 신한은행은 2007 겨울 시즌부터 2011~2012 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했다. 아산 우리은행은 2012~2013 시즌부터 2017~2018 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모두 ‘왕조’를 구축한 바 있다.
KB스타즈는 2018~2019 시즌 V1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왕조를 무너뜨렸다. 2019~2020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부침을 겪었지만, 2021~2022 시즌 V2를 달성했다. 왕조를 구축할 기반을 마련했다.
근거도 충분하다. WKBL 내 독보적인 존재인 박지수가 건재하고, WKBL 최고 득점원인 강이슬이 KB스타즈에 완벽히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두 선수를 뒷받침할 선수층 또한 탄탄하다.
허예은도 그 중 한 명이다. KB스타즈를 왕조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강점과 역할을 코트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플레이를 더 세밀하게 분석했다. 그 후 가장 중요한 요소를 떠올렸다. 허예은이 생각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떤 것이었을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왕조를 세운 적이 있습니다. KB스타즈 또한 이번 우승으로 ‘왕조’를 꿈꿀 것 같아요.
저희가 2021~2022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후, 6연패는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정상은 지키는 게 더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업적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KB스타즈가 왕조를 구축하기 위해, 허예은 선수는 어떤 걸 해야 할까요?
주위에서 “2021~2022 시즌 때 너무 좋아졌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2022~2023 시즌에는 2021~2022 시즌보다 확 좋아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매 시즌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면, 부족했던 수비를 보완하고 공격에서의 기복을 줄여야 해요. 포인트가드로서의 안정감도 더 보여줘야 하고요. 무엇보다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기 위해, 제 플레이를 세부적으로 분석해야 할 것 같아요.
박지수와 강이슬이 있다고는 하지만, 허예은 선수도 이제는 견제를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지수 언니와 (강)이슬 언니 때문에, 저에게도 찬스가 났다고 생각해요. 견제 또한 크게 받지 않았고요. 그래서 제가 만약에 견제를 받는다면, 저 스스로 더 성장했다고 느낄 것 같아요.
상대의 견제를 생각하기보다 저의 부족한 점을 더 보완한다면,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 이번 비시즌을 잘 준비해야 될 것 같아요.
어떤 선수로 팬들에게 남고 싶으세요?
김선형 선수는 매 시즌 하나의 무기를 더 갖춰서 나왔어요. 저도 저만의 무기를 하나씩 추가하고 싶어요. 어떤 무기부터 갖춰야 할지는 생각해봐야 될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팬들께서 저희를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저희 팀원 모두 코트에서 뛰는 게 행복했어요. 팬들한테는 앞으로도 ‘코트에서 신나게 뛰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웃음)

사진 제공 = W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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