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클라우드 시장' 해외 업체에 빗장 열리나..업계 "글로벌 종속 우려"
"공청회 없이 급작스러운 추진..업계와 충분한 논의 필요해"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해외 업체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그간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 장벽으로 꼽힌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이에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공공 시장마저 외산 업체들에 내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공청회 없이 갑작스럽게 개편 방향이 발표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8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보보호 규제개선 상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 CSAP 제도를 시스템 중요도 기준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하는 등급제를 도입하고, 평가 기준을 완화하게 된다.
공공 영역에서 보안 인증을 클라우드로 사용될 시스템의 중요도에 따라 상·중·하로 나눠 현재보다 완화된 인증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얘기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하 등급에서 외산 클라우드 업체들의 진입이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외산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해외 업체가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공 시장의 경우 CSAP 제도로 인해 해외 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CSAP 제도는 물리적 망 분리 요건을 내걸고 있어 해외 업체들이 해당 인증을 받기 어려웠다. 사실상 해당 규제가 국내 클라우드 업체들에 대한 '보호막' 역할을 해온 셈이다.
이날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클라우드 보안인증 제도와 관련해 기본적인 방향이 나왔을 뿐 구체적으로 상·중·하에 대한 기준이 나온 것은 아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관계 기관 및 업계와 실행 방안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물리적 분리 조건 완화와 관련해서도 같이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일단 하 등급이 완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클라우드 업계는 외산 클라우드 업체들의 공공 시장 진입이 허용되는 수순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업계는 국내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큰 제도 개선임에도 절차적 측면에서 공청회 없이 급작스럽게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산업적 측면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에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종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공공 클라우드 여역은 사이버 안보 및 디지털 주권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정책 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인데 급작스럽게 발표가 난 데 대해 아쉬움이 있다"며 "향후 세부 사항을 정할 때는 지금보다 충분한 업계와의 논의나 협의가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시장 확대가 정체된 상황에서 CSAP 세분화를 하는 목적이 불분명하다. 등급제를 도입한다면 기존에 CSAP로 이관하지 않았던 행정-공공기관의 모든 업무정보시스템도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전제가 우선돼야 한다"며 "또한 세부적 방안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비롯해 민간의 클라우드 전문가와 기업, 유관된 범부처 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종합적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CSAP 제도 개편 작업은 오는 9월 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등급제 도입 및 평가 기준 완화로 공공 영역에서 민간 클라우드 이용이 확대될 거로 내다보고 있다. 세부적인 사항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관계 기관 등이 협업해 산학연관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하고, 향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통해 현장 적용을 지속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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