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 한강다리서 걸려온 9050통의 전화..'이 고민' 가장 많았다

한강 다리 스무 곳에는 초록색 전화기 75대가 설치돼 있다. 어둠이 내려 앉고 인적이 드물어지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며 이 곳을 찾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이 초록색 전화기를 들면, 그 힘든 이야기를 들어줄 상담원이 24시간 기다리고 있다. 긴급 상황이 감지되면 119 구조대와 경찰과 연계해 이들을 구한다. 그래서 'SOS 생명의전화'라 불렸다.
실제 국내 수단별 자살자 수 중 '추락(16.6%)'이 두번째로 많아서, 이런 상담이 필요하기도 했다(2022 자살예방백서, 보건복지부 통계).
그걸 시작한 지 벌써 11년이 됐다. 이에 'SOS 생명의전화'를 운영하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하 생명보험재단)과 한국생명의전화는 그간 한강에 올라온 이들을 구한 기록을 내어놓았다.

11년 동안 한강 다리에서 'SOS 생명의전화'로 걸려온 전화는 모두 9050건. 이중 투신 직전 자살위기자 1973명을 살렸다.
죽음을 생각하고 올라온 이들이 가장 많이 털어놓은 이야긴 뭐 였을까. 상담 유형을 보니 '대인 관계 관련 상담'이 2348건(20.7%)으로 최다였다. 친구, 이성교제, 직장 등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 이들이 상담한 거였다.
'진로나 학업 고민'이 2126건(18.7%), '무력감과 고독, 외로움 등 인생 문제'가 1757건(15.5%)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5155명(56.9%)으로 여성(3273명, 36.2%)보다 더 많았다. 연령대는 20대가 2959명(32.7%)으로 가장 많았다. 10대와 20대가 전체 상담자의 절반 이상이었다.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온 시간대는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51.2%)였고, 장소별론 마포대교(5492건, 60.7%)가 가장 많았다.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코로나19가 잦아들며 '모두 일상을 찾아가고 있는데 나만 힘든 것 아닌가'란 상대적 박탈감으로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SOS생명의전화'로 위기에 처한 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생명보험재단과 함께 지속 협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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