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언급 윤 대통령..우주산업 클러스터도 미묘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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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과 취임 후 지속적으로 '항공우주청'을 명칭으로 내세워 왔는데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한 우주 관련 전문가는 "우주와 항공의 순서가 바뀐게 실수는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우주항공청 주장을 전면적으로 수용한 것인지 등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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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과 취임 후 지속적으로 ‘항공우주청’을 명칭으로 내세워 왔는데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항공보다는 우주에 더 방점을 찍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특히 당초 경남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국정과제에 이를 명시하면서 경남 항공우주청 설립이 기정 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대전과 경남, 전남을 잇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 구상안을 내놓으면서 대통령실 내부에서 우주산업 전략과 관련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우주개발 관련 독립적인 기관은 최근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을 의미하는 '뉴스페이스'가 떠오르면서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다. 우주 개발 관련 정책을 제대로 종합, 조절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구나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중국 국가항천국(CNSA),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등이 대표적이다. 룩셈부르크, 브라질,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우주신흥국들도 우주전담부처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대선 당시 공약으로 항공우주청 설립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경남 사천 유세 때 해당 지역에 항공우주청 설립을 약속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물론 취임 이후에도 줄곧 항공우주청이란 명칭을 사용해왔다. 그러다 갑자기 17일 우주항공청으로 명칭을 바꾼 것이다.
전문가들은 항공보다는 우주에 더 방점이 찍힌 것이라 분석한다. 우주개발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장했던대로다. 과기정통부는 국토교통부의 영역인 ‘항공’을 떼고 우주청 설립을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명칭도 우주항공청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한 우주 관련 전문가는 “우주와 항공의 순서가 바뀐게 실수는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우주항공청 주장을 전면적으로 수용한 것인지 등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떤 변화가 크게 있다기보다 원래 우주 중심으로 청을 꾸리려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정부가 추진 중인 우주산업 클러스터 사업에 대한 구상안도 내놨다. 대전의 연구개발 및 인재, 전남의 발사체 산업, 경남의 위성 산업 삼각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하나의 변화다. 과기정통부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사업을 전남과 경남 2곳을 선정해 9월 중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익명의 다른 우주 전문가는 “대통령실에서 일종의 가이드를 준 것”이라며 “대전을 제외하는 것에 지역과 정치권의 반발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공식 발표에서 대전과 전남, 경남을 3축으로 우주 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정착 구체적 정책 추진에 있어 아무런 변화도 없는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대로 우주산업 클러스터 사업 방향을 수정할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공식적 발표를 주무부처는 반대하는 것인지 정확한 입장을 밝혀라”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남과 경남을 우선적으로 선정했지만 대전과는 계속 이야기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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