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리스크 인가.. 태광그룹 경영진 물갈이 된 까닭

최유빈 기자 2022. 8. 2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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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모르는 인사들 주요 보직에 앉혀 직원들 불만↑
지난해 10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만기 출소한 이후 그룹 내 고문으로 있던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물러났다. 사진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가운데) /사진=뉴시스
올 상반기 태광그룹의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를 두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한 후 그룹의 고문 역할을 하던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의혹을 키웠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보험, 흥국화재 등 태광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이들 중 다수가 임기가 남은 상태인데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사회의 구성도 대거 변경됐다. 태광산업은 16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12명의 이사가 올 상반기에 선임됐다. 대한화섬은 9명 중 7명, 흥국생명보험은 18명 중 11명, 흥국화재는 19명 중 12명의 이사가 교체됐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이들 기업의 지분을 살펴보면 태광산업 29.5%, 대한화섬 20.0%, 흥국생명보험 56.3%, 흥국화재 59.56% 등이었다.

태광산업의 2021년도 사업보고서와 지난 12일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비교하면 과거 고문으로 등록돼 있던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이름이 사라졌다. 허 고문은 이 전 회장의 매형으로 2017년도부터 복역 중인 이 전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도왔다. 2021년도 태광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사람은 허 고문이 유일했다.

내부에서는 허 고문이 그동안 전문경영인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대표 교체로 차질이 생겼다고 우려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태광산업 직원은 "허승조 고문이 경영하면서 전문경영인을 대거 영입해 회사 발전에 힘썼으나 이호진 전 회장이 출소하면서 순식간에 과거로 돌아갔다"며 "이 전 회장이 회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주요 보직에 앉히고 허 고문이 데리고 온 인사들을 내치면서 직원들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허 고문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사 다수는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사회에서 쫓겨났다. 정찬식, 박재용 전 태광산업 대표이사는 임기가 2023년까지인데 동반 사임했다. 정 전 대표는 LG화학 부사장 출신으로 허 고문과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고 박 전 대표는 효성그룹에서 영입됐다. 허 고문이 강조한 정도 경영의 일환으로 2018년 선임된 임수빈 전 정도경영위윈장도 지난해 12월 말 회사를 나왔다.

사측은 이 전 회장의 경영 참여를 부인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현재 취업제한 대상으로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실적 부진으로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경영진 교체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다 2011년 간암 치료를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었다. 이듬해 6월 병보석으로 풀려나 7년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았다. 이 기간에 이 전 회장이 술집에 출입하는 모습이 포착돼 '황제보석' 논란이 있었고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고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이 전 회장과 김기유 전 그룹 경영기획실장이 태광그룹의 자회사인 티시스와 메르뱅으로부터 김치·와인을 부당 구매하도록 지시·관여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 실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으나 이 전 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등 시민단체가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이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회장이 보석 기간 중 위장 계열사와 부당거래로 2000억원이 넘는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2일 정부가 발표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5년간 취업제한을 유지하게 됐고 공식적으로 경영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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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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