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서 일어나 두발로 선 강원래..메타버스, K팝 파고들다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노선 확장한 메타버스, 대중화 성공할까
팬덤 파워 업고 K팝에 파고든 메타버스
방송·페스티벌 등으로 영역 확장
실제 이용률은 낮아..대중화 숙제
"퀄리티 향상·진입장벽 낮추려는 노력 있어야"
클론의 강원래가 22년 만에 휠체어에서 일어나 두 다리로 춤을 췄다. 자신의 메타버스 아바타 '아바(AVA) 강원래'를 통해서다. 불가능의 영역이 현실에서 구현된 것을 보며 그는 "뭉클하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허공을 떠돌던 메타버스라는 존재가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서 나아가 실제 사회·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즉, 가상과 현실의 특성이 공존하는 융복합된 세계다. 개념만 두고 보면 몇 년 사이 새롭게 등장한 유형은 아니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 대면 활동이 축소되면서 빠르게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상용화 필요성이 대두된 영역이라 볼 수 있다.
대중문화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지난해부터 핫 키워드로 부상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메타버스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에스파를 론칭했으며,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등이 줄줄이 관련 사업을 예고했다. 구체화가 예정된 시점은 올 하반기로, 벌써 분주하게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YG는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통해 블랙핑크 메타버스 공연을 선보였고, JYP는 신인 엔믹스를 론칭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서비스를 시작했다. SM은 메타버스 전문 자회사 '스튜디오 광야'를 설립했고, VR 콘텐츠 기업과 조인트벤처 '스튜디오A'도 만들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는 신사업 영역인 만큼,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K팝 신에서 먼저 나서고 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메타버스 환경이 구현된 게임과 결합, '인게임 콘서트'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이를 통해 미국 음악 시상식인 MTV 비디오뮤직어워즈가 올해 새로 신설한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Best Metaverse Performance)'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특히 메타버스 콘텐츠는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팬 경험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호평을 얻었다. 엔터 업계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대비 인적·물적 비용이 적게 들면서 해외 팬들과의 접점은 늘릴 수 있으니 투자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오프라인 활동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 기반을 구축해놓으면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공략해 훨씬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주목할 점은 메타버스가 K팝 외에 방송이나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자라섬재즈페스티벌' 등 오프라인 행사에도 접목되고 있다는 것. 지난 19일 개막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메타버스 공연 '코미디 버스'를 마련했고, 오는 10월 개최하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축제장을 구성해 XR 공연을 제공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TV조선은 연예인 24인의 버추얼 아바타가 가상 세계에서 무대를 펼치면, 이들이 누구인지 추리해내는 메타버스 음악쇼를 오는 10월 선보인다. 강원래가 바로 이 '아바드림'의 홍보대사로 '아바 강원래'를 선보인 것이다.
다만 다시금 오프라인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고, 아직은 메타버스가 팬덤 비즈니스 영역에서 주로 빛을 발하고 있어 대중화에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본 소비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 14세 이상 휴대폰 이용자 37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메타버스 인지도와 이용 경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2%가 메타버스를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이용자는 10%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용자들의 만족률이 낮았다는 점이다. 이용 경험자 중 30%만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불만족한 이유는 '콘텐츠 부족'(38%), '구동이 안정적이지 않아서'(35%), '사용하기 불편해서'(33%), '비용이 부담스러워서'(21%) 등이었다.
다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봤다는 30대 남성 A씨는 한경닷컴에 "새로운 플랫폼을 경험해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 상대적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는 기분은 덜했다. 또 일부 플랫폼은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떠오를 정도로 구현의 질이 낮기도 했다. '골든디스크어워즈' 메타버스 대기실 체험을 한 적 있었는데 2D 형식의 공간이었다. '과연 이런 걸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대로 된 퀄리티를 갖추고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내세워야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향후 메타버스 이용 계획에 대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4%에 달했다. '있다'고 한 응답자는 28%, '없다'는 18%로 각각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팬이 많은 아이돌의 경우 메타버스 콘텐츠를 활용한 수익을 기대하기 쉽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소구되기엔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대면 활동이 활발해지기도 해서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등 여러 방식이 시도되고 있는 중"이라면서 "메타버스 이용자가 10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을 낮추는 시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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