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골, PK 유도, 맹활약까지..광주 '크랙' 엄지성, "오늘은 되는 날이었어요!"

김환 기자 2022. 8.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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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환 기자

[포포투=김환(목동)]


엄지성도 느꼈다. 오늘은 ‘되는 날’ 이라는 것을.


광주FC는 20일 오후 7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34라운드에서 서울 이랜드 FC를 상대로 4-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광주는 1위 자리를 굳혔다.


경기는 순조롭게 흘러갔다. 광주는 전반 20분에 나온 헤이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전반 29분 이건희의 득점까지 터지며 2점차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끝냈다. 후반전에도 헤이스와 엄지성이 경기에 쐐기를 박으며 4점차 대승을 거둔 광주다.


스포트라이트는 멀티골을 넣은 헤이스에게 향했다. 하지만 이날 엄지성은 헤이스의 선제골로 연결되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후반전에는 침착함과 과감함이 돋보이는 마무리로 득점까지 기록했다. 최근 5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던 엄지성은 오랜만에 골맛을 봤다.


공격 포인트만 기록한 것이 아니다. 왼쪽 윙어로 출전한 엄지성은 광주의 측면 공격을 이끌며 경기 내내 서울 이랜드 수비진들을 곤란에 빠트렸다. 엄지성을 막기 위해 채광훈은 물론 황태현과 김연수까지 가세해야 했다. 하지만 엄지성은 자신의 주무기인 드리블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서울 이랜드의 수비를 흔들었다.


경기 이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엄지성은 “두 경기동안 승리가 없어서 다들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번 경기는 형들도 그렇고 다들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뛰었다. 그 과정에서 내게도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날 경기 전 광주의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 특히 공격진에게 적극적인 쇄도와 침투는 물론 공격적인 드리블을 요구했었다. 광주 선수들은 상대를 등지고 공을 받기보다 적극적으로 뒷공간을 공략하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엄지성은 여기서 ‘공격적인 드리블’을 맡았다.


엄지성은 “지난 두 경기에서 비기고 나서 팀 미팅을 했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쇄도하는 움직임이 부족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다. 미팅을 통해 보완하니까 오늘 페널티킥과 골도 그렇고, 많은 좋은 장면들을 만들었다”라며 이정효 감독의 말을 따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엄지성은 선제골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엄지성은 헤이스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당연히 키커를 정하기 위함이었다. 엄지성은 서울 이랜드와의 지난 맞대결에서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는 점을 내세워 키커로 나설 수도 있었지만, 헤이스에게 양보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엄지성은 “물론 내가 넣어도 좋지만, 팀이 잘되면 좋으니까 일단 팀을 먼저 생각했다. 오히려 그 페널티킥을 헤이스에게 양보해서 나도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려고 하기보다는 팀을 위해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페널티킥을 양보한 이유를 밝혔다.


엄지성은 경기 내내 서울 이랜드의 측면을 흔들었고, 중앙에서 뛸 때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의 뒷공간을 노렸다. 두드리니 열렸다. 후반 27분 엄지성은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오랜만에 기록한 득점이다. 엄지성은 “그동안 골이 들어가지 않으니 자신감이 떨어졌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내가 어떤 부분을 발전시키고, 어떤 장점을 살려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감독님께서도 오늘 잘했지만 더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음 경기부터는 경기력을 더욱 끌어 올려 공격 포인트를 만들 것이다”라며 오랜만에 골맛을 본 소감을 전했다.


과감하면서도 침착한 마무리였다. 패스를 받은 엄지성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마주했다. 엄지성의 선택은 다리 사이였다. 엄지성은 침착한 슈팅으로 나오는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노렸고, 공은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그대로 서울 이랜드의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운이 따라줬다는 게 엄지성의 생각이었다. 드리블이면 드리블, 돌파면 돌파, 슈팅이면 슈팅까지 모두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엄지성은 “솔직히 말하자면, 골키퍼가 나오는 걸 확인하기는 했다. 하지만 다리 사이로 찰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늘이 되는 날이라 운이 좋게도 다리 사이로 들어간 것 같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본인이 느낀 것처럼 오늘은 엄지성의 ‘되는 날’이었다.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엄지성은 더욱 더 발전하고 보완할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엄지성은 “후반전 막바지가 되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한다. 다행히 오늘은 그 한계를 이겨낸 것 같아서 감독님께서도 칭찬하셨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높은 곳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도 더 높은 레벨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라며 욕심을 보였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엄지성이다.


마지막으로 엄지성은 “항상 멀리서 오셔서 응원을 보내 주시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처럼 좋은 경기력과 좋은 결과를 가져올 테니 남은 경기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팬분들이 원하는 목표와 선수들, 그리고 팀 전체의 목표가 같다고 생각한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준비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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