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최저임금 받고 보상체계 바꾼 네카오 CEO 지금은
기사내용 요약
올 초 취임 네이버-카카오 CEO 주가 부양 의지 피력
카카오 남궁훈, 상반기 최저임금 수령
최수연 네이버 대표, RSU 도입해 장기성과급 비중 높여
연이은 주가 하락…하반기 경영 상황 녹록치 않아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올해 초 취임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새 최고경영자(CEO)들이 수십억원의 연봉을 반납하고 보수체계를 변경하는 등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과도한 주가 하락에 불만이 거센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시도다. 하반기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노력이 목표하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올 상반기 보수로 최저임금을 수령했다. 월 190만원 정도를 받았고, 스톡옵션도 행사하지 않았다. 상반기 114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남궁훈 대표가 지난 2월 단독대표 내정 당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고,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며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는 설정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한 결과다.
남궁 대표가 지난 2020년 카카오케임즈 대표 역임 당시 총 13억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을 감안하면 임금이 10억원 넘게 대폭 깎인 셈이다. 그만큼 주가 회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주주, 직원, 사회들에게 피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3월 취임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역시 보상체계를 변경하며 주가 부양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 올 상반기 최수연 대표는 급여 3억원, 상여 4억9500만원 등 총 7억9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다만 이번에 받은 상여는 최 대표가 지난해 글로벌사업지원 리더로 역임할 당시 거둔 성과에 대한 것이다.
눈에 띄는 건 보상체계 변화다. 네이버는 장기성장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CEO 보상체계를 변경했다. 최 대표의 보상체계는 기본 급여 비중이 20~25%, 단기 인센티브 30~35%, 장기성과급(제한조건부 주식·RSU) 45% 이상으로 구성돼 RSU 비중이 제일 높다.
이는 앞서 최 대표가 지난 4월 책임경영 차원에서 성과보상을 RSU로 받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RSU는 아직 국내에서 익숙하지 않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톡옵션 대신 널리 도입하고 있는 제도다. 회사가 제시한 조건을 달성할 경우 주식을 일정 시점에 무상 지급한다. 이 기간 안에는 주식의 매매가 금지된다.
다만 이같은 CEO들의 책임경영 의지에도 불구하고 목표한 주가 상승을 빠르게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소폭 반등하는 듯 하지만, 두 기업 주가 모두 연초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 7만67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고가 15만7500원을 기록한 지난해 9월3일 대비 104% 하락한 규모다. 남궁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도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6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주가가 하락세다. 최 대표가 취임한 지난 3월14일 이후 지난 19일까지 네이버 주가는 32만9000원에서 24만8000원으로 25% 하락했다. 지난해 9월6일 최고가 45만4500원을 기록한 뒤 지난 6월 최저가 22만7000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하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는 키움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40만원에서 33만원으로, 카카오는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전망이 밝지 않다.
이는 미국 시장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와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와 연봉 인상으로 마케팅과 인건비가 늘고 있고, 인터넷 플랫폼 산업 성장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의 2분기 영업이익은 3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기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5.1%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9.4%로 2.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두 CEO는 고성장세인 웹툰·웹소설 콘텐츠를 글로벌로 진출하고, 관심사 중심의 커뮤니티 서비스,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발굴해 성장성을 증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고·커머스 등 주력 사업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네이버는 멤버십 서비스 재정비를, 카카오는 카카오톡 광고 체질개선을 예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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