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만호 공급 발표, 구축 아파트값 더 떨어뜨릴까..서울도 안심 못해

방윤영 기자 2022. 8. 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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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0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한 이후 구축 아파트 가격 하락 압박이 더 커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70만호 주택공급 발표로 실수요자들은 기존 주택시장보다 분양시장에 더 관심을 쏟을 것"이라며 "수요가 분산돼 기존 주택 가격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시중 금리까지 치솟아 주택시장은 거래절벽과 가격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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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아파트 일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가 '270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한 이후 구축 아파트 가격 하락 압박이 더 커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대규모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서 구축 아파트 매매수요가 줄어들 거란 이유에서다. 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규제 완화책도 구체적인 실행 시기와 범위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재건축·재개발 시장도 잠잠한 상태다.

19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동안 0.04% 하락했다. 강북지역은 0.06% 더 떨어지며 지난주 -0.05%보다 하락폭이 소폭 커졌다. 강남지역 집값도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3%로 더 내렸다.

서초구는 이번주 집값 상승이 멈추면서 7주 연속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달 첫째주부터 0~0.01% 상승하며 보합을 보이고 있다. 용산정비창 개발 호재가 있는 용산구도 이번주 아파트값 상승률이 0.01%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계획으로 집값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상승·보합세를 유지하던 서초구 아파트값 상승률이 이번주 0.01% 하락으로 전환됐다. 서초구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 2월 21일 이후 25주 만이다. 용산구도 0.01% 내리며 하락으로 돌아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70만호 주택공급 발표로 실수요자들은 기존 주택시장보다 분양시장에 더 관심을 쏟을 것"이라며 "수요가 분산돼 기존 주택 가격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시중 금리까지 치솟아 주택시장은 거래절벽과 가격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기준 서울 강남권과 강북권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변동률 /사진=KB부동산

안전진단과 재축환 등 규제 완화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재개발 지역도 조용한 분위기다. 아직 구체적인 적용 시기와 방안이 발표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시장 움직임이 적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의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노원구와 양천구 집값 상승률은 이번주 각각 -0.06%, -0.03%로 지난주와 비슷한 하락을 나타냈다. 노원구와 양천구 목동에는 재건축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단지가 대부분인데, 정부의 규제 발표 이후에도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는 등 상승 움직임은 없고 급매 거래가 가능한 상태다.

목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자체가 안돼 호재가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며 "가격을 올리겠다는 집주인도 아직 없었고, 규제 완화 발표가 가격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데다 정부가 예시로 든 구조 안전성 비중 30~40%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시장에서 큰 호재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안전진단뿐만 아니라 재건축 사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재건축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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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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