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택지 88만가구 '컴팩트시티'로..역세권 중심으로 고밀개발[8·16대책 톺아보기]②
"역세권 주택·토지가격 상승 따른 주거양극화 가능성" 우려도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거점에 신규 공공택지를 지정해 총 88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정된 지역은 대규모로 지어진 기존 신도시와 달리 교통망을 중심으로 고밀개발된 '컴팩트 시티'(Compact city)로 탄생하게 되는데,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일부 지역부터 시범적용된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6일 270만가구 주택공급계획이 담긴 정부의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발표에 담겼다. 공공택지에 들어설 물량 88만가구는 지난 5년 물량(64만가구)보다 24만가구 더 많은 수치로, 정부가 향후 5년간 계획한 공급물량 총 270만가구의 32%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우선 내년까지 15만가구 내외가 들어설 후보지를 지자체 협의를 거쳐 10월부터 순차 발표할 계획이다. 수요가 높은 수도권과 지방거점 중 산업단지나 도심, 철도망 인접지역이 될 전망이다. 이 중 10만가구에 대한 인허가 절차를 2027년 내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
컴팩트 시티는 역으로부터 500m에서 1㎞ 이내 지역을 고밀도 개발하는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개념이다. 택지를 지정한 뒤 교통망을 수립하는 이전 신도시와 달리 교통망이 마련됐거나 마련될 계획 중인 곳을 개발하는 '선(先)교통 후(後)개발' 방식이다.
정부는 컴팩트 시티의 모습을 역을 중심에 두고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방사형으로 제시했다. 역으로부터 300m 이내인 초역세권에는 고밀도의 복합환승센터, 복합쇼핑몰, 오피스 등을, 600m 이내 지역에는 중·고밀도 주택을, 600m 이후 지역에는 중밀도의 대단지 아파트를 배치한다.
주요 해외 사례로는 홍콩의 유명 관광지 구룡(Kowloon), 프랑스 유라릴(Euralille)이 있다. 구룡은 신규 철도노선을 활용해 13만5000㎡ 부지에 복합환승센터, 주거·상업·업무단지 등을 개발했다. 유라릴은 철도역 주변 역세권 150만㎡ 부지를 개발했다.
특히 정부는 3기 신도시 GTX역(고양 창릉·남양주 왕숙) 주변지역도 2023년 하반기 지구계획을 변경해 컴팩트 시티를 시범적용할 예정이다.
GTX-A노선 고양창릉 역세권은 주변 7개 블록(10만2000㎡)을 지하도시형으로 개발해 주상복합 1600가구, 호텔, 방송·전시문화시설 등으로 채울 계획이다. GTX-B노선 남양주왕숙 역세권은 역사시설 상부를 입체개발해 13개 블록(27만9000㎡)을 주상복합 1500가구, 쇼핑몰, 오피스 등으로 채운다.
이러한 정부 계획은 서울시와 국토부가 함께 추진 중인 용도지역제 개편이 현실화할 경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용도지역제 개편에 기반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 개념을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개발에 처음으로 적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용도지역제는 토지 용도를 주거용·공업용·산업용·녹지용 등으로 구분하는 제도로 국토계획법에 따라 중앙정부가 정하도록 돼 있다. 다만 국토계획법 개정이 여야 합의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컴팩트 시티에 적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컴팩트 시티 관련 대책이 (용도지역제 개편과) 직접적으로 연계돼 발표된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개편이 된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도심을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통망에 기반한 컴팩트 시티는 주거환경 개선책으로, 이것이 곧 주거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컴팩트 시티라는 개념이 최근 도시계획 트렌드이자 도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뉴욕·런던 등 역세권 고밀개발 도시들이 그 특징으로 인해 주택가격이나 지가가 많이 오르면서 주거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 경우 산업 유치 등이 중요한데, 특정 지역만 '부의 도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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