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상반기 중국 매출 비중 하락..봉쇄 여파

조재영 2022. 8.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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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 타지역 매출 증대로 만회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 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철선 기자 = 올해 상반기에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중국 내 매출 비중이 줄줄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부품 조달과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중국 내 IT(정보통신) 수요가 둔화한 탓이다.

기업들은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매출을 끌어올리며 중국 부진을 만회했지만, 중국 경제가 여전히 '봉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중국 매출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1일 각 기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별도기준) 115조3천655억원 가운데 중국 매출은 30조4천620억원으로 26.4%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작년 상반기의 29.4% 대비 3.0%포인트 낮은 수치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삼성전자의 양대 매출처다. 2018년 32.1%였던 중국 매출 비중은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 내 '한한령'과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2019년 24.9%로 급락했다. 이후 2020년 26.3%, 2021년 29.9%로 상승세를 탔으나 올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판매법인의 실적도 뒷걸음쳤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판매를 하는 상하이 법인(SSS)의 상반기 매출액은 1조3천5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3.6% 줄었다. 이 기간 순이익도 1천750억원에서 1천383억원으로 21.0% 감소했다.

삼성의 스마트폰과 가전은 중국의 내수 위주 정책과 국산품 애용 문화 확산, 중국의 자체 기술 경쟁력 강화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10년 전 20%대였던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대로 떨어진 상태다. 대신에 삼성은 반도체를 통해 중국 내 실적을 만회해왔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반도체 역시 도시 봉쇄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대신 삼성전자의 미주 매출 비중은 작년 상반기 27.7%에서 올해 상반기 31.2%로 3.5%포인트 늘어나 중국 매출 비중을 앞섰다.

[연합뉴스TV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매출액이 작년보다 8천984억원(12.6%)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 평균 성장률(38.0%)보다 낮아 중국 매출 비중은 작년 37.9%에서 올해 30.9%로 7.0%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주요 고객사들이 밀집해 있는 미국 매출 비중은 이 기간 37.7%에서 50.4%로 대폭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3.7%에서 3.3%로 0.4%포인트 줄었다. LG전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중국 매출 비중이 8%대였으나 지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매출이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사업 의존도가 높지만, 올해 중국 매출 비중은 작년보다 1.4%포인트 줄어든 63.6%였다.

삼성전기도 같은 기간 45.6%에서 35.0%로 10.6%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중국 내 정보통신 기기 완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전반적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역시 25.8%에서 17.9%로 줄었다. 반면 전체 매출 대비 유럽 비중은 지난해 37.2%에서 41.0%로, 북미 매출 비중은 20.2%에서 22.1%로 각각 올랐다.

한국산 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뒤로 밀렸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작년보다 절반(49.8%) 가까이 급감한 9만4천대(도매 기준)에 그치면서 시장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2.0%에서 올해 상반기 1.0%로 떨어졌다. 기아 역시 27.2% 감소한 4만5천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이 0.2%포인트 낮아진 0.5%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제 중심 도시 상하이 [촬영 차대운]

하반기 중국 경제 전망도 밝지는 않다.

올해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최저인 0.4%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최근 각종 소비 촉진 정책 등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경기 회복세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수출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진출 기업의 72.1%가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에도 부동산 침체 등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은 하반기에도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은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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