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화폭에 빚은 명상의 미학..단색화 거장 정창섭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세계 미술계에 한국 미술의 저력을 알린 '단색화'의 거장, 정창섭 화백의 작품전이 열립니다.
한국적인 현대미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는 한평생 치열하게 탐구했는데요.
화가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지평선처럼 펼쳐진 선을 따라 마주 보는 두 색면의 만남.
빛의 흐름 속에서 더 깊어지는 색채.
꽃인 듯, 불꽃인 듯 두드러지는 질감.
오래도록 서서 바라보게 합니다.
화강암처럼 단단하면서도 품위 있는 표면.
천연 안료 고유의 투명한 색감.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절제의 미학.
화가 정창섭이 한평생 추구했던 한국미의 세계였습니다.
끊임없는 실험과 모색 속에서 화가가 찾아낸 건 우리 전통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껍질 섬유.
화가는 붓 대신 손으로 반죽을 매만지며 수행자처럼 바르고, 눌러 화폭에 펼쳐냈습니다.
[정창섭/화가 : "나의 손과 행위와 사유 그러한 것이 종이와 더불어 동화되는 그런 쾌감을, 기쁨을 맛봤던 것이죠."]
그리지 않은 그림, 화가 정창섭이 찾은 건 한국인의 정서와 미의식이었습니다.
[정창섭/화가 : "그렇게 자연과 더불어 터놓고 공유하면서 살아왔던 조상들의 그런 슬기를 지금 나는 닥을 통해서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1980년대 후반 실험적인 '닥' 연작을 거쳐,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무르익은 '묵고' 연작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인 기법으로 보편적 감수성의 세계에 도달한 화가 정창섭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작품전이 열립니다.
[박경미/PKM 갤러리 대표 : "선생님의 후기 말년 작업들, 선생님의 예술성과 어떤 시도가 절정을 이뤘던 '묵고' 시리즈에 더욱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현대미술을 찾는 데 한평생을 바친 정창섭 화백.
그 뜨거운 예술혼이 담긴 작품 29점을 엄선해 선보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정지인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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