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침체인가 아닌가..숫자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 [추적자추기자]
먼저 미국 내 일주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주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18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5만건으로 전주 대비 2000건 줄었습니다.
주간 단위로 집계되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지난 6월 초 20만건을 넘은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급등세가 꺾인 것은 일단 고용시장의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올해 4월 18만건까지 줄어들었지만 인플레이션 여파로 지속적으로 불안한 분위기를 연출해왔습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회복 국면에서 강력한 노동 환경이 뒷받침돼야 경기가 회복할 수 있다는 심리가 만연해 있습니다. 올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난 최근 모습이 불안했던 이유입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용시장 안정을 금리 인상을 위한 필요 조건이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소는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그 추이가 얼마나 지속될지, 얼마나 완만하게 회복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또 하나의 호재, 바로 국제유가 하락입니다. 인플레이션의 핵심 축이었던 유가 하락은 시장의 기대감을 드높이는 대표적 이유입니다. 국제유가는 최근 글로벌 침체 우려와 이란 핵합의 복원 가능성에 힘입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저점을 찍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쟁 이전보다도 낮아지는 추이입니다.
영국 브렌트유 역시 90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며 2월 10일 이후 최저가로 마감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회될 것이란 우려 속에서 원유 수요 감소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이란의 국제 원유시장 복귀로 공급이 늘어날 확률이 높아진 점 역시 유가 하락에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날 핵협상에 관한 유럽연합(EU)의 최종 중재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제출했습니다. 또한 EU와 미국은 이란 측의 답변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한 지표들도 눈에 띄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주택 착공 건수입니다. 16일 미국 상무부는 7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9.6% 급감한 145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작년 2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6월 160만건에 비하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블룸버그 예상치인 153만건에도 한창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또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규 주택 허가 건수는 전월보다 1.3% 감소한 167만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급등 부담이 컸고 높아진 집값으로 수요가 줄어들며 건설 경기의 위축을 불러온 모양새입니다.
한편 전날 발표된 8월 주택건설업자 심리지수는 8개월 연속 하락하며 2007년 이후 무려 15년 만의 최저치를 찍었습니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실물경제 위기로 곧잘 이어질 확률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경계도 분명히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지표는 되레 이도저도 아닌 중립적인 결과로 귀결됐습니다. 휘발유 가격 하락, 자동차 구매 급감 등의 변수로 인해 미국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인 소비자들 씀씀이에 큰 변동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미국 상무부는 17일 7월 소비 판매가 전월과 동일했다며 이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앞서 언급한 대로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휘발유 가격은 감소한 반면 자동차 구매가 급감하며 소매 판매를 둔화시켰다는 것입니다. 상무부에 따르면 주유소 매출과 자동차·부품대리점 매출은 전월보다 각각 1.8%, 1.6% 떨어졌습니다. 대신 소비자들은 휘발유와 자동차에서 쓰지 않은 돈을 다른 곳에서 쓴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지난달 ‘아마존 프라임 데이' 할인 행사에 힘입어 인터넷 판매는 전월보다 2.7% 증가하는 등 소비 진작에 기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경제지표, 결론적으론 어떠한 결과로 귀결될까요.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지는 8월입니다.
[추동훈 뉴욕 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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