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유럽 못 가나?.."입국 금지 당연" vs "연좌제 안돼"

체코, EU 외교장관 회의서 러시아인 비자발급 중단 문제 공식 의제화 할 듯
에스토니아, 이미 발급된 비자도 취소·핀란드, 관광비자 10분의 1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 관광객들이 탄 관광버스가 핀란드 국경을 넘어 입국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유럽 내 여론이 양분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U 내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관광비자를 내주지 않는 국가들이 늘고 있지만, 이런 조치가 선량한 러시아 국민에까지 '연좌제'를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아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체코는 이달 30일 자국에서 열리는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발급 중단 문제를 공식 의제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 국가를 향해 러시아인에 대한 전면적인 여행금지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발트 3국 등 러시아 접경 국가들 중심으로 비자발급 중단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핀란드가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현재의 10% 수준으로 대폭 축소한다고 밝히자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는 모습. / 사진=AP

에스토니아는 이미 발급된 비자도 취소하며 러시아인의 입국을 막고 있고, 핀란드는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현재의 10분의 1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독일과 같은 나라들은 여행 전면금지 조치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해온 러시아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NYT는 해당 논란에 대해 "푸틴이 일으킨 전쟁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인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과연 의도한 효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러시아인을 적대시하고 소외하는 조치가 도리어 '서방이 러시아를 파괴하려고 한다'는 푸틴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지 따져봐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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