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썰] 입주 앞두고 '울분의 삭발'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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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대신 단기로 방 구해 거주
해당 아파트는 경기도 김포의 286세대짜리 한 타운하우스로, 분양가가 7억이 넘습니다. 원래 6월 말 입주였지만 공사가 덜 됐다며 연달아 미뤄졌고, 사람들은 급하게 잠깐 머물 집을 구해 지내야 했습니다.
A씨는 원래 살던 집을 이미 5월에 처분한 상태였습니다. 6월 말엔 입주할 수 있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분양을 받을 때 주변에 비해 비싼 가격에 고민도 했지만, 가족과 살 행복할 집을 꿈꾸며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말합니다.
"분양 사무실에서 홍보할 때처럼 '그대로 잘하겠지', '그러면 충분히 아깝지 않겠지' 생각했는데 그 모든 게 반대로 돼 버렸죠."
■ "도무지 살 수 없는 집이었다"
늦어지는 입주보다 불안한 건 사전점검에서 본 집의 상태였습니다. B씨는 당시 집의 상태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입주예정자 비대위에 따르면, 사전점검에선 전체 세대의 38%인 110세대에서 누수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또 난간이 흔들리거나 문이 안 열리고, 마감을 허술하게 처리하는 등 각 세대 당 최소 100건의 하자가 나왔다고 주장합니다.
"사전점검 날 처남댁과 같이 갔는데, 부끄럽고 창피했어요. 새집을 보여주려는 거였는데, 하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보여주기 민망하더라고요."
A씨 또한 결코 살 수 없는 집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사전점검이라고 해서 '입주 축하' 분위기의 밝은 행사라고 기대했는데, 빗물로 집은 폭포가 내리듯 물이 쏟아지고 마감은 날카로워 그냥 초토화였다"고 호소했습니다. A씨가 점검 업체와 함께 확인한 하자는 150건이었습니다.
■ "순조롭게 보완" - "믿을 수 없다"
서면을 통해 시공사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시공사는 입주가 늦어진 이유로 "일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 입주를 늦추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많은 하자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선 "보완작업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이 밝힌 하자가 실제보다 다소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러 하자 검수 업체가 실적 위주로 점검해 중복 건수가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김포시는 "지체되는 상황을 시공사가 이행하도록 권고,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입주 예정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세대들은 사고가 날까 봐 급히 돌려보내야 할 상황이었다"라며 "피눈물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집회에서 입주 예정자들은 "부실공사로 만들어진 집이 아닌,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정상적인 집을 원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이 든 피켓엔 '명품단지 홍보하고 하자단지 입주지연', '제대로 못 지을 거면 제대로 보상해라'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집회 현장에선 제대로 된 보수와 보상을 요구하며 한 입주예정자가 삭발을 하기도 했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한 입주예정자는 "왜 우리가 분양받고 삭발하고 이 더운 날 나와서 이렇게 울부짖어야 하냐"며 "왜 우리가 아이들과 길거리에 앉아있어야 하느냐"고 외쳤습니다.
오는 27일엔 이틀간 아파트 점검이 다시 예정돼있습니다. 입주예정자들은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남궁성열 입주예정자 비대위원장은 "문제없다는 약속을 더는 믿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하자 보수를 이행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사용 승인이 나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사용 승인을 강행할 경우, 고발조치와 함께 항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VJ : 김원섭, 인턴기자 : 이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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