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넘겼던 집이 19억 됐다"..흑석동 아파트 '비명'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김은정 입력 2022. 8. 20. 11:33 수정 2022. 8. 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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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하락장 '갑론을박'
서울 강남 등 재건축 추진 아파트와 1기 신도시에서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을 두고 ‘맹탕 대책’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시범현대.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정부가 대규모 주택을 공급한다고 하니 매입 시점을 좀 더 늦추는 게 낫겠죠?" 요즘 서울 도심 공인중개사무소엔 이런 질문을 하는 수요자들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도 딱 부러진 답을 해주는 게 쉽진 않다고 합니다.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탓이죠.

올 들어 주택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진행형이긴 하지만 가팔라진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을 우려해 수요자들이 매입을 꺼리면서 부동산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거든요. 거래 자체가 움츠러들다 보니 간혹 절세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매물을 내놓은 집주인들에 의해 시세가 하향 조정돼 확산될 수밖에 없었답니다.

올 8월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앞두고선 시장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에 또 다시 매입을 늦춘 수요자들이 많았습니다. 정부가 지난 16일 오는 2023년부터 5년간 270만 가구(인허가 기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고 있습니다.

민간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수요가 몰리는 서울 도심에 주택을 대거 공급키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입지나 방식 등은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큰 틀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실행안은 모두 빠져 있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민간 정비 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한 건 주택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입지와 공급 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에서 조차 집 값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하임이 대표적입니다. 이 단지는 2020년에 비강남권인데도 처음으로 실거래가가 20억원(전용면적 84㎡ 기준)을 넘어 화제가 된 단지입니다. 이 단지는 지난달 중순 19억8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종전 최고가였던 올 2월 25억4000만원에 비해 5억6000만원이 급락했습니다. 불과 5개월 만에 집 값이 22.04% 떨어진 것입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잠실엘스(전용면적 84㎡ 기준) 역시 올 7월 중순 22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지난해 10월말 해도 27억원에 거래됐는데 반년 새 20% 가까운 4억5000만원이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집 값 하방 압력이 높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졌고, 물가 인상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었다는 이유에서랍니다. 주택 시장이 금리 인상 시기에 가장 민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올 하반기까진 주택 시장이 달아오를 가능성이 적다는 것입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돼 원자재 수급이 개선되고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면 주택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되고 주택 거래량도 살아나면서 집 값 상승 동력이 생겨날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 서울 고급 단지들의 가격은 이런 상황에서도 고공행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222㎡ 기준)는 84억원에 실거래됐습니다. 올 3월 초 76억원에 비해 8억원이 오른 가격입니다. 올 7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타워팰리스1차(전용면적 164㎡ 기준)도 48억원 실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올 4월 중순 40억원에 비해 8억원이 올랐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시장을 전망하기 쉽지 않은 시기이긴 하지만 대세 하락을 논하긴 이르다"며 "당분간 집 값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단계적으로 내놓고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주택 공급 정책을 구체화해 추진하면 지금과는 다른 주택 시장 환경이 재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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