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청 중간에 광고를 봐야 한다면..'광고형 요금제' 뜨거운 감자 되나

송주용 2022. 8.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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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 광고형 요금제 추진
"콘텐츠 중간 광고 보는 대신 저렴한 요금"
"콘텐츠 1시간에 광고만 4, 5분" 우려도
토종 OTT 플랫폼,  광고형 요금제 '신중'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주요 OTT 플랫폼들이 콘텐츠 중간 광고를 삽입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추는 '광고형 구독료'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넷플릭스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 넷플릭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해외 OTT 플랫폼은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고형 요금제'는 유튜브처럼 소비자들이 OTT 콘텐츠 중간중간 광고를 보는 대신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OTT 플랫폼은 구독료를 낮추는 대신 광고료로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다. 다만 웨이브와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 토종 OTT는 ①유튜브와는 다른 OTT 플랫폼의 특성과 ②구독자 확대가 우선인 한국 OTT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광고형 요금제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①광고형 요금제 찬성 측은 월 요금제에 따라 '한끼 식사' 가격을 훌쩍 뛰어 넘을 만큼 OTT 구독료가 비싸지고 있어 소비자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까지 구체적 가격 모델 윤곽이 잡힌 디즈니플러스를 예로 들면, 소비자는 콘텐츠 중간중간 광고를 보는 대신 월 3달러(약 4,000원) 가량을 아낄 수 있다. 반면 ②광고형 요금제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는데, OTT플랫폼들의 광고형 요금제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중간 광고가 유튜브처럼 수 십초의 짧은 단위가 아니라 '콘텐츠 1시간 당 4, 5분'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 반발이 예상된다. 2시간짜리 영화를 보는 동안 광고만 8~10분을 시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디즈니+, '광고형 요금제' 도입 초읽기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12월까지 월 7.99달러(한국에선 9,900원)인 구독료를 10.99달러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단,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현재와 같은 7.99달러로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캐처

19일 업계에 따르면, OTT 플랫폼의 광고형 요금제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12월부터 콘텐츠 구독료를 올릴 계획이다.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미국 기준 월 7.99달러(한국에선 월 9,900원)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는데, 연말부터는 3달러를 인상해 10.99달러를 받을 계획이다. 단,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현재와 같은 7.99달러만 지불해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도 내년 초 광고를 결합한 저가형 요금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삽입형 광고의 형태 등을 논의 중이다. MS는 디지털 광고회사 '잰더'를 보유 중인데, 이 회사는 TV 광고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이다. 다만 일부 콘텐츠는 저가형 요금제 적용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외에도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HBO 등 해외 OTT 플랫폼은 광고형 요금제를 이미 도입했거나 적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해외 OTT 플랫폼이 '광고형 요금제'에 적극적인 이유는 ①최근의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②구독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당초 OTT 시장은 "한 달에 커피 한두 잔 가격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본다"는 강점으로 성장했지만, 구독료가 잇따라 올라가면서 요금제에 따라 커피 2잔 가격을 훌쩍 넘기고 있다. 실제 한국시장 기준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는 1만7,000원이다. 디즈니플러스 이용자의 경우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하면 월 3달러(약 4,000원) 가량을 아낄수 있다.

OTT 시장은 해외 OTT 플랫폼들이 광고형 요금제를 적극 도입할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①글로벌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구독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고 ②그만큼 광고 효과도 크기 때문에 높은 단가의 광고가 여러 시장에서 다양하게 붙어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구독자는 각각 2억 명을 넘어섰다.

다만, OTT 플랫폼의 광고 요금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재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HBO'나 '훌루' 등 해외 OTT플랫폼의 중간 광고 시간은 콘텐츠 1시간 당 4~8분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역시 4, 5분 가량의 중간 광고 시간이 예상된다. 해당 모델이 실제 도입되면 소비자들은 월 4,000원을 아끼는 대신 영화 한편에 8~10분 가량의 광고를 보거나 광고 없는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토종 OTT, 광고형 요금제 '신중론'

해외 OTT 플랫폼들이 광고형 요금제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내수 중심의 토종 OTT 플랫폼들은 한국 OTT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이다. 국내시장에 서비스 중인 OTT 플랫폼 로고.

한편 토종 OTT 플랫폼들은 광고형 요금제에 신중하다. 한국 OTT 시장 특성 상 광고형 요금제의 성공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우선 ①광고 삽입형 무료 이용 모델로 성공한 유튜브와 OTT 플랫폼의 광고형 요금제는 다르고 ②아직까진 수익성 강화 전략보다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등을 통해 시장 전체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먼저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는 플랫폼 이용자 개개인이 창작자로 활동할 수 있고, 영상 길이도 통상 5~10분 안팎으로 짧기 때문에 중간중간 짧은 광고 삽입으로도 수익성 보전과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면서 "반면 OTT 플랫폼은 콘텐츠 투자비가 많고 홍보 마케팅도 치열해 유튜브처럼 무료 이용은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6월 말 기준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는 1,117만 명이지만 웨이브와 티빙의 구독자는 각각 423만 명, 401만 명으로 시장에서의 영향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토종 OTT 플랫폼에 높은 단가의 광고가 붙어 줄지 미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은 가입자 규모만 2억 명을 넘어선다"면서 "토종 OTT 플랫폼은 아직까지 국내 시장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통한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토종 OTT 플랫폼들은 통신사 요금제 결합이나 플랫폼 간 통폐합 등 합종연횡에 열심이다. 다만 일부에선 OTT 플랫폼 구독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이용자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 변화에 따라 다양한 외연 확대 전략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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