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공공기관 지방이전, 한덕수 총리의 파이널라이즈는 언제?

은현탁 기자 입력 2022. 8. 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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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한덕수 총리.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공공기관 시즌2에 대한 로드맵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지만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발표를 앞두고 뜸만 들이고 있는 건지 아예 길을 잃은 건지 아리송합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관련한 정부 주요 인사들의 발언 속 행간의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머스트와 파이널라이즈 행간의 의미는

윤 대통령 취임 100일에 즈음해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의 공공기관 이전 의지는 한마디로 '소극적'입니다. 한 총리는 16일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과 관련해 "검토는 하고 있는데 아직 파이널라이즈(finalize)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죠. 대략적인 이전 계획을 묻는 기자의 추가 질문에도 "일정을 정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당분간 로드맵 발표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해 어떤 점을 더 검토하고 있는 지 알 수 없습니다.

한 총리의 이날 발언은 지난 5월 25일 같은 자리에서 나온 발언과 비교할 때 상당히 후퇴한 느낌이 들어요. 당시에는 "전국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MUST다. 이 방법을 어떻게 할지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죠. 그러면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해 아직까지 종합적인 이전 플랜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원칙적으로 얘기한다면 새 정부도 대한민국 전체를 균형발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MUST(해야만 한다)다"라는 표현이 3개월도 안돼 "finalize(마무리)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로 변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한 총리가 말한 행간의 의미를 어떻게 보시나요.

◇압축과 연결에 방점 찍은 균형발전 정책

다음은 공공기관 시즌2에 대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하죠. 국토교통부는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해 여전히 '압축과 연결(Compact&Network)'을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그냥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될 것을 굳이 '압축과 연결'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최근의 국토교통부 입장은 지난달 18일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원희룡 장관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새 정부 공약사항은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면서 공간의 압축과 연결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실질적인 균형발전정책을 역점 추진하겠다"고 보고했죠. 그러면서 "공간 압축은 지방의 기존 도심을 고밀·복합 개발해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조성하고 행복도시·새만금·혁신도시 등 기존 혁신거점을 고도화해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공간의 압축이 세종시의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에는 몰라도 새만금이나 전국 혁신도시에 적합한지는 의문입니다. 전국의 혁신도시에는 아직 빈공간이 많고 상가는 공실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 수도권의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딱 좋은데 무슨 압축이 필요한 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원 장관은 지난 5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과거에는 수도권 발전을 억제하고 수도권 시설을 지방으로 강제 이전해 수도권과 지방의 성장 격차를 줄이는데 몰두했다. 이러한 획일적인 분산 정책은 결국 실패했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면서 "앞으로 도시간·지역간 압축과 연결을 통해 국토 균형발전과 도시 혁신을 실천하겠다"고 밝혔죠.

공공기관 이전을 반대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다분한 발언이었고, 그래서 전국 혁신도시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국토교통부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 균형발전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제목의 별도 보도 설명자료를 냈고, 원 장관이 직접 나서 해명한 적이 있습니다.

각설하고 윤석열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당장 평가하는 것은 무리지만 조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집권 5년 동안 뜸만 들이다가 넘어간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원 장관의 '압축과 연결'을 어떤 의미로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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