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허리띠 졸라매는 메쉬코리아, 새벽배송 물량 넘기기 사활

김예린 2022. 8.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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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 개선 위해 구조조정 본격화
당일배송 중단 이어 새벽배송 물량 넘기기 한창
팀프레시 등 3자물류업체 문 '똑똑'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새벽배송 사업 전체 중단을 위해 3자 물류업체를 상대로 물량 이전에 나섰다. 투자유치가 녹록지 않아 경영권 매각을 비롯해 투자유치, 대출 상환을 위한 대환자금 마련까지 다방면으로 애쓰는 가운데,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흐름 개선에도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사진=메쉬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경기권과 서울권 등 수도권 전역의 새벽배송 물량을 넘기는 방안을 팀프레시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논의 중으로 결론을 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메쉬코리아는 팀프레시뿐 아니라 CJ대한통운 등 새벽배송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일부 물류사들에도 물량 이전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쉬코리아는 지난 7월 새벽배송을 서울권역으로만 축소하고 경기권역 물량은 다른 3자물류사에 이전하겠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한 바 있다. 현재 경기권역에 더해 서울권역 물량 역시 넘기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고 타사에 제안 중이다. 메쉬코리아는 이미 오전 주문 시 당일 오후 배송해주는 당일배송은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적자사업 중단해 비용 효율화

새벽배송을 접으려는 이유는 적자가 심하기 때문이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IR 자료에 따르면 5월 한 달 기준 메쉬코리아의 이륜·사륜을 통한 실시간 배송(2~3시간 내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흑자다. 그러나 풀필먼트와 새벽배송, 당일배송,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사업은 모두 적자로 각각 8억원, 7억원, 2000만원, 2억원의 손실이 났다.

손실을 내고 있는 MFC 사업도 비중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퀵커머스는 운송과 창고가 핵심인데, 운송에는 주력하면서도 창고를 통한 보관엔 힘을 빼겠다는 것. 편의점 프랜차이즈나 대형 유통업체, H&B스토어 등 자체 점포 및 물류창고가 있어 메쉬코리아의 MFC를 쓸 필요가 없는 기업 고객에 집중할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8월 무렵까지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에 이어 MFC 사업중단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흑자가 나는 실시간 배송은 확장하는 한편 원가 개선에 집중하고, 적자사업은 중단해 비용 효율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들어가는 비용 대비 수익이 적어서 메쉬코리아 유동성 위기의 주원인”이라며 “각 사업 부문별로 비용이 많이 드는데 돈을 못 버는 사업은 위탁 운용하거나 축소하고, 돈을 벌고 있는 실시간 배송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팀프레시 등은 메쉬코리아의 물량을 받아줄 풀필먼트 및 배송 역량이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화주사와의 관계나 API 연동 필요성 등 여러 이유로 논의가 진전되진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메쉬코리아는 새벽배송 사업 중단과 관련해 “서울권역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늘어난 상환기간, 대환자금 마련 및 버티기 돌입

메쉬코리아는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조정뿐 아니라 오케이캐피탈에서 창업자 지분을 담보로 대출한 360억원에 대해서도 대환자금을 마련해 상환하고자 힘쓰고 있다. 1차 상환일인 8월 15일까지 메쉬코리아에서 상환하지 않으면 오케이캐피탈은 보유 창업자 지분 매각 등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메쉬코리아는 상환 여력이 없고, 오케이캐피탈이 담보로 쥔 메쉬코리아 지분을 사가려는 곳도 나타나지 않는 만큼 만기인 11월까지 시간을 주기로 한 것. 앞서 오케이캐피탈은 바로고와 생각대로 등 동종업체들을 상대로 메쉬코리아 지분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시간을 번 메쉬코리아는 대환자금 확보를 위해 일부 증권사와 논의 중이다. 지자체가 출자한 펀드로부터 투자받을 수 있는 기화와 세제 혜택 등을 노리고 본사를 서울 강남에서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지자체 출자 펀드의 투자유치가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은 딜레마로 꼽힌다.

다만 NVC파트너스가 메쉬코리아에 투자의향을 밝히며 프로젝트 펀드에 자금을 댈 출자자(LP) 모집에 나선 만큼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김예린 (yeap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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