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알박기논란' 인사들, 불편한 동거 그만 끝내라 [핫이슈]

박정철 입력 2022. 8. 20. 08:36 수정 2022. 8. 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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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직 인사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로,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여권에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알박기' '버티기' 논란에 휩싸인 다른 인사들도 조속히 거취를 결단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문 정부 임기 말에 임명된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부총리급)과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장관급)이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부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국내외에서 의장인 대통령을 대리하는 수석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신임이 없는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이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임명돼 2년 임기 중 절반이 남아 있다.

지난해 8월 2년 임기로 재위촉된 김사열 위원장도 "8월 말을 기해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부의장 등의 사퇴를 시작으로 전현희 위원장과 한상혁 위원장,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등의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 부의장도 물러난 마당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버티기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 위원장과 한 위원장은 유무형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법률에 정해진 임기를 완주하겠다"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두 위원장의 주장대로,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전 정권 인사들이 모두 옷을 벗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사원장 검찰총장 등 엄정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권력기관 수장이나,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는 임기를 보장하는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국정철학과 정책 기조가 맞지 않는 문 정부의 기관장들까지 그대로 놔두는 것은 부적절하고 비상식적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현재 국무회의 출석조차 못하는 전·한 두 위원장이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버티는 것은 자칫 자리에 연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

더구나 두 위원장은 공정성 시비에도 휘말린 상황이다.

전 위원장은 문 정부 시절인 2020년9월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 아들의 군복무 중 특혜의혹과 관련해 "직무관련성이 없다"며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내려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최근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 질의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밝히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권익위가 특수한 기관으로 임무 자체가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던 자신의 주장과 어긋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러니 감사원이 문 정권 핵심인사인 추 전 장관과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권익위의 유권해석이 왜곡됐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감사까지 나선 것 아닌가.

한 위원장 또한 방송편성에 간섭해 방통위원장으로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어겼다는 이유로 고발된 상태다.

게다가 두달째 감사원의 감사까지 받고 있다.

이쯤되면 두 사람 모두 자신 뿐만 아니라 조직의 안정을 위해 거취를 냉정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두 위원장 외에도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문 정부의 공공기관·국책연구기관 기관장들만 200여명에 달한다.

리더십의 가치는 나의 욕구와 안위보다 부하 직원들의 욕구와 안위를 기꺼이 우선시하는 마음가짐에 있다.

조직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사이먼 사이넥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문 정권 인사들은 더 이상 자리보전에 집착하지 말고 현 정권이 국정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깨끗이 길을 열어줘야 한다.

윤 정부와의 '불편한 동거' 대신 대승적 자세로 훗날을 도모해야 한다.

그것이 소모적인 사퇴 논란을 끝내고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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