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담대한 구상".."허망한 꿈"

KBS 2022. 8. 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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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에 밝혔던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며 거부 입장을 밝혔네요.

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8일 담화를 낸 건데요,

이에 앞서 순항 미사일 두 발도 쐈습니다.

네, 지난 17일 새벽이었는데요,

지난 6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두 달여 만입니다.

통일외교부 서지영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서 기자, 이번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시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에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미사일을 발사한 시점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이에 앞서서 윤 대통령은 광복절에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 있게 나오면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밝혔거든요.

이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사실상 ‘우회적인 답변’이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번 미사일 발사를 ‘담대한 구상’에 대한 명백한 반응으로 보긴 어렵다, 이게 대통령실이나 통일부 견해였는데,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직접 거부 입장을 밝혔어요?

[기자]

네, 북한의 ‘대남 스피커’ 김여정 부부장이 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어리석음의 극치”다, 그리고 “절대로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이렇게 밝혔는데요.

관련 내용을 ‘이슈 앤 한반도’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두 발을 연이어 발사했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평갑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파괴력이 낮고 속도가 느려 유엔안보리 제재 대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몇 미터 정도의 오차 범위로 정밀 타격이 가능해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김준락/합참 공보실장/8월 18일 : "(북한의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인 UFS, '을지 자유의 방패'를 앞둔 사전연습 중에 이뤄졌습니다.

22일부터인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에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나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과거 몇 년 동안 생략했었던 야외 실기동 훈련을 한미연합훈련에서 재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고 태평양에선 한미일 3국 간의 북한의 탄도미사일 탐지경보훈련이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도 더 격렬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취임 뒤 첫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른바 ‘담대한 구상’의 세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지금 이 자리에서 제안합니다."]

‘담대한 구상’은 실질적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이라도 초기 협상 과정부터 경제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북한의 광물 자원을 한국 등 국제사회의 식량과 교환하고 보건의료와 식수, 위생과 산림 분야 등 민생 개선 시범사업을 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비핵화의 포괄적 합의에 이르면 남북 공동 경제발전위원회를 설치해 발전소 송배전과 항만·공항 현대화 등을 지원한다는 구상입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8월 15일 : "(북한 비핵화) 초기 협상 과정에서부터 경제 지원 조치를 적극 강구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제안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노동신문에 밝힌 담화에서, ‘담대한 구상’은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 ‘비핵·개방 3000의 복사판’이라며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바꾸겠단 발상이 천진스럽다”고 조롱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가 잘못됐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윤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면서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고 있다며 한미연합연습도 비난했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한미연합훈련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비타협적 입장을 윤석열 정부가 고수한다고 하면 북한은 남북대화 그리고 북미대화에도 아예 나서지 않을 겁니다."]

[앵커]

김여정 부부장이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을 실명 비난한 점, 그리고 김 부부장의 담화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에요

[기자]

네, 그렇죠.

노동신문은 보통 북한 주민들이 많이 보는 관영매체입니다.

이런 관영매체에 대남 비난을 개제를 했다는 건 그만큼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거부의사를 밝힌 거고요.

여기에 한 가지 더,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또 주민들을 결속하고자 하는 복합적인 의도로 해석이 됩니다.

[앵커]

이번 미사일 발사를 두고 우리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발사가 됐다, 이렇게 밝혔는데 또 김여정 부부장이 조롱하듯이 그게 아니라고 했어요.

[기자]

네, 발사 지점이 평안남도 온천이 아니라 안주시의 ‘금성다리’였다고 주장한 건데요.

김 부부장은 ‘한미가 긴밀한 추적 감시를 입버릇처럼 주장하면서 발사장소나 시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냐 사실상 비하발언을 한 겁니다.

하지만 우리 합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놨는데요.

과학적인 정보감시 능력을 토대로 분석한 만큼, 온천 일대에서 발사됐다는 평가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렇게 남북관계는 아직 해법도 대화 접점도 못 찾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와 주변의 군사적 긴장은 높아지고 있어요.

중국이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이어가고 있죠?

[기자]

네, 중국 군이 이달 초 부터 서해상의 남북부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진행 중입니다.

군사 작전의 범위가 타이완 해협에서 서해상으로 확장되는 그런 분위기거든요.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급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과 중국 간 사드 문제까지 불거졌습니다.

이렇게 전략적인 경쟁이 증폭될 경우 북핵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와 한미일 군사동맹에 불참한단 의미의 ‘사드 3불’.

문재인 정부는 이를 내세워 중국과의 사드 갈등을 관리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최근 '사드 3불'에서 한술 더 떠 사드의 운용 제한을 의미하는 ‘1한'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3불 1한’에서 3불은 한국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이렇게 하겠다라고 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고 1한은 사드 기지를 구체적으로 직접적으로 운용하는데 관계된 것이잖아요. 그러니 중국 입장에선 어찌보면 3불보단 1한이 더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는거죠. 근데 문제는 사드 체제를 운용하는 건 미국이기 때문에 한국을 압박함으로써 한미 동맹을 이완시키려는 이런 의도도 어느 정도 숨겨져 있다 이렇게 봅니다."]

최근 대통령실은 주한미군 사드 기지를 이달 말에 정상화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우리의 외교 원칙과 기준은 철저하게 대한민국의 국익입니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어떤 나라와 마찰을 빚거나 오해를 가질 일 없도록 없도록 늘 상호존중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나갈 것이고..."]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베단트 파텔/美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 : "사드는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위적 방어 역량으로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 자위 방어력을 버리라는 비판이나 압박은 부적절합니다."]

과거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반발해 한국에 경제 보복 조치를 단행했을 때 사실상 방기했던 것과 비교해 미국이 한층 강경해졌다는 평갑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미중 관계가 무역 갈등으로 인해서 굉장히 악화됐습니다. 그러다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엔 미중 관계가 가치문제를 둘러 싼 충돌로 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선 사드에 대한 중국의 비난에 대해서 보다 더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북한은 군총참모부 포병국 명의의 중대 경고를 발표하고, 무력시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중, 미중 간 갈등에 대해선 관망하는 모양새입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 "한중 미중 간의 갈등이 더욱더 커지게 되면 중국이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이나 한국에 협력할 가능성은 더욱더 희박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사드 문제로 인해서 미중 한중 갈등이 격화되면 격화될수록 그것을 가장 반길 국가는 북한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미중이 상호 간 전략경쟁에 치중하면 할수록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고 협력은 어려워지며, 북한은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단 얘기는 북한 입장에서 보면 중국에 편승함으로서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적 지정학적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단 거거든요. 지정학적 갈등 국면에서 5개년 계획에 따른 핵미사일 고도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고 또 그것이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북미 협상이든 또는 남북 관계 재개든 이런 상황들이 닥쳤을 때 북한이 가질 수 있는 레버리지가 그만큼 늘어난단 얘기죠."]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핵 문제 해결엔 소극적이고, 북한은 핵능력 증강으로 나아가며 자칫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상황.

미중 갈등을 완화할 중재자도, 마땅한 수단도 없는 가운데,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마저 거부하면서 ‘담대한 구상’도 기로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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