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먼저 팔려야 할텐데"..하락장에 맥못추는 대단지 집값 [부동산360]

2022. 8. 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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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단지 아파트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단지 아파트는 통상 지역의 랜드마크 격으로 주거 선호도가 높아 가격이 상승할 때 시세를 이끌면서 다른 단지보다 많이 오르지만 하락할 때는 매물이 많이 쌓이면서 내림폭이 커질 수 있다"며 "집값 하락 우려에 매수세가 굉장히 위축돼 있기 때문에 매물이 쌓이는 대단지를 중심으로 하락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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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 단지 규모별로 보니
1500가구 이상 -0.22%..전체 -0.09%보다 내림폭 커
반면 300가구 미만 0.05% 등 소규모 단지는 모두 상승
"주요 대단지 위주로 매물가격 내림세 확대되고 있어"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단지 아파트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호황기에는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지역의 시세를 이끌었지만 시장 분위기가 꺾인 이후로는 가격 부담과 쌓여가는 매물, 극심한 거래절벽으로 가격이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특히 수도권 외곽지를 중심으로는 올 하반기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어 가격 급락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헤럴드경제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서울 아파트의 단지 규모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지난 7월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값은 전달 대비 0.2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0.09%)보다 내림폭이 0.13%포인트 컸다. 같은 달 300가구 미만 아파트값은 0.05% 상승했고 300가구 이상 500가구 미만, 500가구 이상 700가구 미만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가 각각 0.01%, 0.04% 올랐다. 단지가 큰 700가구 이상 1000가구 미만, 1000가구 이상 1500가구 미만 아파트값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전달인 6월에도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값은 5월보다 0.10% 내렸는데 6개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 흐름에 대해 “매수자 우위시장이 형성 중인 가운데 주요 대단지 위주로 매물가격 내림세가 확대되는 등 하락폭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선을 수도권 외곽으로 넓히면 규모에 따른 가격 변동률 격차는 더욱 커진다. 올해 2분기 경기 아파트값은 전 분기 대비 0.11% 하락했는데 1500가구 이상 대단지의 경우 0.64% 내린 반면 1000가구 미만 단지는 상승세가 계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인천의 1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값은 1.31% 하락했으며 규모별 변동률은 ▷1000가구 이상 1500가구 미만 –1.13% ▷700가구 이상 1000가구 미만 –0.84% ▷500가구 이상 700가구 미만 –0.17% ▷300가구 이상 500가구 미만 –0.18% ▷300가구 미만 0.12% 등이었다. 단지 규모가 작을수록 하락 폭이 작거나 상승세를 유지하는 경향이 나타난 셈이다.

경기·인천의 경우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입주 물량도 누적되고 있어 대단지 아파트 가격 급락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기에선 석 달째 1만가구 이상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고 있고 인천도 서구·부평구 등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일선 중개현장에서도 대단지 아파트가 시세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해설한다. KB부동산의 지역별 시황 자료를 보면 서울 동작구 공인중개업소들은 “금리인상과 부동산 가격하락 우려로 매매거래는 거의 단절된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매물이 많이 출회되는 대단지에서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시흥시와 관련해선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모두 실종된 상황으로 배곧신도시 대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소진이 잘 되지 않고 쌓이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단지 아파트는 통상 지역의 랜드마크 격으로 주거 선호도가 높아 가격이 상승할 때 시세를 이끌면서 다른 단지보다 많이 오르지만 하락할 때는 매물이 많이 쌓이면서 내림폭이 커질 수 있다”며 “집값 하락 우려에 매수세가 굉장히 위축돼 있기 때문에 매물이 쌓이는 대단지를 중심으로 하락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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