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전집 번역한 신정옥 명지대 명예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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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1906년 '조양보' 2호를 통해서 조선에 소개됐고, 1914년부터 작품이 번역되기 시작(1919년이나 1920년부터라는 주장도 있음)했고, 전집은 세 차례 번역됐다.
1989년 셰익스피어 희곡 작품 37권을 번역해서 펴낸 신정옥(申定玉) 명지대 명예교수가 19일 오전 2시6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0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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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1906년 '조양보' 2호를 통해서 조선에 소개됐고, 1914년부터 작품이 번역되기 시작(1919년이나 1920년부터라는 주장도 있음)했고, 전집은 세 차례 번역됐다. 첫 번째가 1964년 김재남(1922∼2003) 전 동국대 영문과 교수의 번역본이고, 두 번째가 1989년 신정옥, 세 번째는 2016년 이상섭 번역본이다.
1989년 셰익스피어 희곡 작품 37권을 번역해서 펴낸 신정옥(申定玉) 명지대 명예교수가 19일 오전 2시6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0일 전했다. 향년 90세.
1932년 함남 정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화여대(한국전쟁 중 경북대 졸업), 이화여대 대학원을 다닌 뒤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명지대 영문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셰익스피어에 심취한 것은 이대 대학원에 다니던 1957년 '한여름밤의 꿈'을 처음 번역하면서부터. 그는 1989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인간에게 따뜻한 사랑의 시선을 던지는 진실성이 저를 사로잡았던 겁니다"라고 말했다. 석사 논문은 '셰익스피어의 사랑의 철학'이라는 제목으로 썼다.
김재남 전 교수의 번역이 산문투인 반면, 신 교수의 번역은 셰익스피어의 시적인 문체를 살려서 무대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었다. 스스로 언론 인터뷰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훌륭하게 번역하려면 그리스 여신 알테미스보다 한 개가 더 많은 네 개의 얼굴을 가져야 한다. 비평가적 얼굴, 언어학자적 얼굴, 연출가적 얼굴, 시인적 얼굴 등, 다시 말해 비판의식과 어휘의 풍부함과 무대 지식과 시인적 감각을 가리킵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한국의 셰익스피어 번역 과정을 연구해서 '셰익스피어 한국에 오다 - 셰익스피어의 한국 수용과정 연구'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한국셰익스피어학회장, 셰익스피어 어워즈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실험극장 에쿠우스 장기공연 공로상(1976), 한국일보 제16회 한국영화연극예술상 특별상(1980), 월간 '한국 연극' 지령 100호 기념 최다 집필상(1985),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공로상(1985), 명지대 제1회 학술상(1994), 한국예술연구원 동랑 유치진 연극상(1995), 한국연극예술 본상(1998), 여성연극인상 올빛상(2008)을 받았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유리동물원', 유진 오닐의 '느릅나무 밑의 욕망'도 번역했다.
남편 이원태 전 동부건설 대표는 2017년 별세했고,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 개념을 국내에 소개한 장남 이순철 전 홍익대 교수도 2004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차남 이윤철 ㈜옥수에너지 대표와 손녀 이지영·이지원·이지수씨, 손자 이형준 ㈜에이엘미디어랩 대표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 발인 21일 오전 7시20분. ☎ 02-3010-2000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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