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국가암검진 도입, 국민 '참여율' 관건

박선혜 입력 2022. 8. 2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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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검진율 40% 미만..참여율 낮으면 암검진 효과 감소
강호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1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국가 대장암 검진사업, 대장내시경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박선혜 기자

대장내시경의 국가암검진 도입에 앞서 국민 참여율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국가 대장암 검진사업, 대장내시경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토론회에서 의료계 전문가들은 대장내시경 1차 검진 시범사업 중간 결과와 향후 국가암검진 도입 시 개선돼야 할 점에 대해 논의했다.

강호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현재 대장암 일차 검진으로 사용되고 있는 분변잠혈검사(대변검사)는 비용이 저렴하고 검사에 따른 합병증 가능성이 없지만, 대장내시경보다는 정확도가 낮다. 또한 대변검사는 수검률도 절반 밖에 되지 않고, 양성 판정 후 실제 대장내시경을 받는 환자도 그 절반에 못 미친다. 검사를 도입한 지 18년 동안 대장암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대장암은 발생률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폐암에 이어 발생률 2위를 차지한다. 게다가 최근 45세 이상의 중년여성에서도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1차 정밀검진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대장내시경’을 통한 1차 검진 시범사업을 4년째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시행된 시범사업 결과에 따르면 검진 약 1만9000건 중 대장암 71명을 발견하는 성과가 있었다.

강 교수는 “대장내시경은 정확하게 병변을 발견하고 검사 중 용종절제술을 바로 시행할 수 있어 대장암 발생율과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과 사망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본 사업(국가암검진) 도입에 앞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국가 암검진 참여율. 대장암 40%, 위암 60%로 참여율이 가장 낮다.  국립암센터

특히 그는 ‘국민 수용성’이 큰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암검진은 국민의 참여율이 낮으면 검진 효과도 떨어진다. 의료계는 국민 참여율 40% 이상을 전제하고 10년 동안 시행해야 요양 급여와 의료비 약 25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 국민 수용성을 높이려면 어떤 부분을 반영해야 할까.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국가암검진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암검진 미이행 사유 중에서도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검사과정이 힘들고 두려워서’라는 의견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즉 시간, 비용, 합병증 여부에 따라 국민 참여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강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진이 시행된다면 5~10년 마다 검사하되, 위내시경과 동시에 시행 가능하다면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다”며 “또한 장정결은 검진자에게 가장 힘든 요소이자 검사 결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를 잘 따라오게 하기 위해선 상담을 통해 최적의 장정결제를 선택하도록 하고, 충분한 설명과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 외에 합병증 우려에 대해서는 인식개선 홍보와 검사 선택 자율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검사의 득과 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어떠한 방법이든 참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또 의료계와 정부는 대장내시경의 질관리 지표 확립과 향상을 위해 협력하고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줄이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전경.   사진=박선혜 기자

국민 입장을 대변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예방적 차원에서 대장내시경 국가검진 도입을 찬성하면서도, 분변잠혈검사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비자 관점에서 장정결 어려움, 안전성 문제를 따져봤을 때, 모두에게 대장내시경을 하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분변잠혈검사 역시 참여도만 있다면 대장암 예방 효과가 충분하다고 본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바탕으로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에 대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장내시경을 단순 검진 영역이 아닌 진료영역에서 이뤄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진료와 연계되면 소비자의 안전성 우려와 의료진의 법적 문제에 대한 불안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관리 부분도 소비자와 정보를 공유해 참여도를 잘 이끌어내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상균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만큼, 그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대장내시경 국가암검진 도입을 검토하겠다”며 “시작·중단 연령, 검진 주기, 참여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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