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MVP 야심한 절치부심..땀은 배신 NO, 타이거즈 보물로 돌아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17일 광주 SSG전 직후였다. KIA는 4-3으로 이겼다. 그러나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이창진은 만족할 수 없었다. 동료 황대인과 함께 방망이를 들고 그라운드에 다시 나왔다. 관중이 하나, 둘 빠져나간 KIA챔피언스필드의 적막을 깨는 타구음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범호, 최희섭 타격코치와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였다. 덕아웃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정확히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긴 어려웠다. 다만 목적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이창진만의 최적의 타격 리듬과 타이밍을 되찾는 것이다.
이창진은 올해 타이거즈 히트상품이다. 롯데, KT를 거쳐 2018년 KIA에 입단한 뒤에도 타격의 명확한 길을 찾지 못했다. 2021시즌에 105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209 3홈런 33타점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주전 좌익수 경쟁도 절대 녹록지 않았다.
대반전이었다. 이창진은 좌익수 경쟁의 승자였다. 김태균 KBSN 해설위원의 현역 시절 타격 폼과 흡사해 화제를 모았다. 토탭과 강력한 몸통회전으로 질 좋은 타구를 만드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급기야 7월에만 16경기서 63타수 30안타 타율 0.476 9타점 15득점으로 맹활약하며 MVP에 선정됐다.
역시 타격은 쉽지 않다. 사실상 풀타임 주전(5월 중순부터 주전이었으니 엄밀히 말하면 아님) 첫 시즌이다. 좋은 감각과 리듬을 오랫동안 끌고 가는 노하우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날 함께 경기 후 특타를 소화한 황대인과 같은 입장이다.
8월에 너무 좋지 않다. 48타수 8안타 타율 0.167 2홈런 6타점 10득점. 그러나 공교롭게도 경기 후 특타 이후 2경기 연속 2안타씩 날렸다. 특히 19일 광주 NC전서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NC 마무리투수 이용찬의 초구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여지없었다. 잔뜩 웅크린 채 풀스윙, 좌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날린 뒤 환하게 웃으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는, 확실한 기분전환이 되는 한 방이었다.
그날의 경기 후 특타가 NC전 맹활약으로 이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그 전부터 어떤 계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훈련량이 결과물과 비례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창진은 포기하지 않았고, 7월 MVP가 우연이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이창진의 방망이가 KIA 중심타선과 다시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창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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