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홈런' 오지환, 20-20보단 30홈런 꿈꿔야한다[초점]

이정철 기자 2022. 8.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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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오지환(32·LG 트윈스)이 커리어 2번째 시즌 20홈런을 달성했다. 이제 오지환이 20홈런-20도루를 달성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오지환이 목표로 삼아야할 기록은 30홈런이다.

오지환은 지난 1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 유격수 겸 5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오지환은 이날 1회말 2사 2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선발투수 윌머 폰트의 2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올 시즌 20호 홈런. 2016시즌 이후 자신의 커리어 2번째 20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오지환. ⓒ스포츠코리아

오지환은 올 시즌 박성한과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징적인 숫자인 20홈런 고지를 밟은 것은 의미가 크다. 하지만 오지환은 2016시즌 20홈런을 달성했음에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당시 20홈런-20도루 클럽에 도루 3개가 모자랐다. 올 시즌엔 20홈런-20도루를 달성해 수상 확률을 높여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오지환은 올 시즌 13도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2016시즌과 현재는 다르다. 최근 도루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2016시즌 도루왕이었던 박해민은 52도루를 기록했지만 2018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도루왕은 40도루를 넘지 않았다. 도루 성공률이 높지 않을 경우, 도루 개수가 많아도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무사 1루에서 한 베이스를 훔쳐 무사 2루를 만드는 것은 득점 확률을 매우 높여준다. 하지만 무사 1루가 1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변할 수도 있다. 도루 성공률이 100%에 수렴하는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느새 현대야구는 도루를 성공할 때보다, 실패하는 경우를 주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타선의 성향에 따라 도루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장타력이 부족한 팀이라면, 도루는 최고의 무기다. 타격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빠른 발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LG는 올 시즌 KBO리그 팀 홈런 1위(98개)를 기록 중이다. 팀 타율과 팀 장타율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5번타자 오지환 뒤에는 주로 '장외 타격왕'이자 장타력을 보유한 문성주,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린 로벨 가르시아가 버티고 있다. 문성주와 가르시아는 18일 경기에도 합작 3홈런을 터뜨렸다. 오지환이 굳이 도루를 시도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이 되면, 투런홈런이 솔로홈런으로 변할 뿐이다.

특히 도루는 부상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오지환은 2019시즌과 2021시즌 부상으로 인해 가을야구에서 결장한 바 있다. LG에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오지환이 도루를 시도한다면 팀에게 큰 위험부담을 안기는 행위가 될 것이다. '캡틴' 오지환이 LG에게 위험부담을 안기는 행위를 할 필요가 없다.

오지환. ⓒ스포츠코리아

오지환은 오히려 20홈런-20도루보단 '잠실구장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는 30홈런 유격수' 타이틀을 노려야 할 때다. 현재 페이스라면, 오지환은 시즌을 완주할 경우, 28홈런을 칠 수 있다. 후반기 7홈런(19경기)을 몰아치는 등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것을 감안하면, 30홈런이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KBO리그에서 가장 홈런을 생산하기 힘든 구장으로 평가받는 잠실구장에서 LG 국내선수가 30홈런을 쳤던 경우는, 1999시즌 이병규가 유일하다. 그만큼 어려운 기록이다. 이 것을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오지환이 해낸다면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다.

오지환이 30홈런을 친다면 LG의 우승도 한결 더 가까워진다. 홈런은 곧 득점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2016시즌 김재호에게 뺏겼던 골든글러브는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지 못한 점도 컸지만 김재호의 소속팀 두산 베어스가 우승했던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오지환으로서는 개인을 위해, 또 팀을 위해 30홈런을 꿈꿔야한다. 도루의 중요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포군단인 LG에 맞지 않는다. 만약 도루를 하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LG와 오지환의 2022시즌은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 오지환이 남은 시즌 훔치는 것보다 넘기는 것에 집중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오지환. ⓒ스포츠코리아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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